|2026.03.03 (월)

재경일보

중국 경제 위기로 산업이 무너진 선양시(市)의 현장... 공기업과 계획경제만 고집한 통에 새로운 성장 동력 찾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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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상태로 방치된 거대한 고층 빌딩, 도시 한가운데를 가르는 호수 주변에 쓰러진 타워, 한창 손님들로 왁자지껄 해야 했을 텅 빈 호텔과 레스토랑.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 단지엔 단지 몇 개의 불빛만 반짝이고 있다.

리아오닝 북동쪽에 위치한 센푸와 선양은 한때 호황을 맞아 몰려든 사람들을 위해 계획된 신도시였다. 정부는 건물만 지으면 사람이 입주자가 가득 들어찰 거라 장담했지만, 옛 중국 산업 심장부에 찾아온 사람들은 이제 떠나기만 한다. 이 도시는 중공업이 산업 기반이 된 덕에 지난 십 년간 중국 경제력의 급격한 상승과 유례없는 건설붐에 편승할 수 있었고, 중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 되었다.

하지만 중공업이 쇠락한 후 중국 경제는 고통스러운 변화를 겪고 있다. 주식 시장은 몇 주째 흔들리고 있으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확산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때 가장 화려한 도시였던 이곳은 정체된 중국 경제의 상징과 같이 멈춰서 있다.

 

검은 월요일, 세계 주식 시장에 공포를 확산하다.

익명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한 요령성 경제 정책 관계자는 "모든 사람이 경제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어떤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지 모르고 있다."라며 "이 도시는 상하이와 경제규모로 경쟁할 수 없으며 첨단 산업은 하룻밤에 번창시킬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센푸의 몰락은 산업구조가 한계에 다다른 탓이었던 거다.

현재 중국 정부는 국가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느라 진이 빠질 지경이다. 국유기업 영향력을 줄이고 시장이 더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경제 구조를 개편해야 하며, 버블과 같은 고통과 격변이 없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아직도 공장 노동자가 190년대 마오쩌둥이 착수한 소련식 계획 경제와 산업화 드라이브를 추억할 정도로 보수적인 곳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나 기업가 정신은 찾기 힘들다. 모든 사람들이 거대한 국영 기업과 안정적 직장을 희망하며, 창업 의지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요령성은 2003년에서 2012년 사이 10.7%에서 12.8%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지금도 공식 서류상 성장률은 7% 대지만, 사실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고작 2.6%에 불과했다.

 

비틀거리는 오래된 공장

선양은 한때 국가 산업의 중추로 인정받아 '동방의 루르'라며 독일의 전통적 공업 지구에 빗대지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 경제의 척추 역시 힘없이 시들고 있다. 국영 기업 노동자들은 2년 전만 해도 월급으로 5,000위안을 받았으나 2,000위안 대로 삭감되었다고 말했다. '선양 중장비'와 같은 민간 기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곳은 한 사람당 고작 400위안을 지급하며 노동자 30명을 부리고 있다.

노동 환경도 저열하다. 선반은 구식인데다 바닥엔 버려진 부품과 도구, 담배꽁초와 금속 부스러기, 두꺼운 오일 코트 필름이 쌓여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올해 22살이 된 한 젊은 노동자는 "이전 고용주가 파산해 지난 5월부터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미래는 그저 두렵기만 하다. 이 업계에서 일자리를 찾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라며 기계소리와 망치 두드리는 소리, 푸른 플래시가 번쩍이는 소음 속에서 말을 꺼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지난 4개월 간 중소기업 지원과 국영기업 개혁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지난 상반기 동안 산업인프라 프로젝트 수익은 23%나 하락했으며, 7월엔 국영 기업이 국가 경제 중추로 기능하는걸 방지해야 한다며 개혁을 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큰 성과를 얻진 못했다.

 

중국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까?

중국이 가진 문제 대부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기업 부채가 급격히 상승한 데 있다. 철강 사업이 쇠락하고 건설 붐이 끝난 탓에 중공업이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선양에선 그 신호가 정치와 혼재된 형태로 나타난다.

온주에서 사업자 협회를 운영하는 저우 더웨은 중소기업 20개를 대표하고 있지만 이 지역의 성장에 대해 많은 열정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이곳은 인민공화국이 설립된 이후 가장 빠르게 부를 축적한 곳이다. 주민들이 아직도 계획경제를 신봉하는 탓에 아무런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라고 한탄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회복할 수 없다고 단정 짓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쇠퇴 속에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한다는 믿음을 가진 젋은 사업가들이 남아있다.

중소기업에서 세계적 규모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전자기기 제조업체 'SYMG(심양기계그룹)'경영자 시요우는 "경기 침체가 나쁜 일만은 아니다. 오래된 질서가 붕괴했을 때 무언가 새로운 것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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