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쿠르드족 겨냥 폭탄 테러, 생생한 현장 증언... 미적지근한 터키 정부의 대응에 거리 행진 시위

시리아 내전에 고통받았던 쿠르드족 난민

 

시리아 내전에 고통받았던 쿠르드족 난민
시리아 내전에 고통받았던 쿠르드족 난민

쿠르드족 겨냥한 IS추정 자실폭탄 테러, 터키 정부는 대응은 비흡

지난 20일, 시리아 국경에 가까운 터키 남동부 도시 슈리주의 국민민주당(HDP) 관리문화센터에서 쿠르드계 청년 집회가 열렸다. 군중은 시리아 내전으로 파괴된 마을 코바니(Kobani) 부흥 지원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고, 이 집회엔 살리푸 씨의 친구들도 다수 참여했다.

살리푸 씨와 그의 친구들은 모두 쿠르드족이다. 쿠르드족은 터키의 소수민족으로 정부로부터 차별을 받아왔으며 시아파에 의해 종교적 박해를 받기도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력조직 'IS'(이슬람국가)의 몇 달에 걸친 공격으로 코바니 마을은 완전히 파괴되자, 정부는 코바니 마을의 학교와 관공서를 재건하기 위해 쿠르드인 병사를 투입하고 있다. 살리푸 씨는 코바니 재건을 위해 입대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한창 구호를 외치던 도중, '쾅'하는 소리와 함께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고, 살리푸 씨는 공중으로 튕겨졌다. 후방 포장 도로에 떨어질 때까지 살리푸 씨 눈에 들어온 건 푸른 하늘과 날아가는 친구들의 잘린 손과 발이었다.

터키 당국은 이 폭탄 테러로 최소한 2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터키 내무부는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살리푸 씨는 "경찰은 구급차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도우려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 업로드된 동영상엔 소름 끼치는 현장 모습이 그대로 게시돼 샬리푸 씨의 증언을 뒷받침해줬다. 영상은 남성과 여성의 팔다리가 타일 바닥에 흩어져 있는 모습을 비췄다.

IS에 의해 점령되었을 당시 코바니 전경. 화약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IS에 의해 점령되었을 당시 코바니 전경. 화약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터키 당국이 익명을 조건으로 CNN 방송에 밝힌 바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사건을 '터키 정부가 테러에 대응한 공격을 한 것에 보복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 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그리스 키프로스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테러 행위 결과로 많은 사상자가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어디서 올지도 모르며 종교, 인종, 국적, 지역으로 특정 지을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아직 테러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 확정 지을 순 없지만, 주민들은 IS가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살리푸 씨는 "나는 군중 속에서 IS스타일의 옷을 입은 남자가 걷고 있는 걸 봤다. IS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목격자 중 한 명은 자살 폭탄 테러를 한 사람 신체가 '완전히 부서지고 파괴되었다.'라고 말했지만, 현장을 치우던 사람들 대부분은 범인이 여성이라고 말했다.

터키 남동부에 거주하는 터키인 대부분은 쿠르드족이다. 이들을 타깃으로 IS 최초의 대규모 테러 공격은 2013년 5월에 있었는데, 터키 국경 마을 '레이항루' 정부 건물에 폭탄을 실은 차량 2대가 돌진해 폭발한 사건이었다. 이 공격으로 쿠르드인 51명이 사망했다. 이 테러를 감행한 덕에 IS는 시리아 내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고, 시리아 난민 캠프로부터 신병을 보충 받을 수 있었다.

현재 IS는 당시와 비교도 안될 정도의 많은 전투원을 거느리고 있어 이들이 시리아 국경을 넘는 일도 늘고 있다. 불안에 빠진 시민은 테러 공격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모여 거리 시위를 벌였고, IS에 대한 정부 대응에 불만을 표하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한 쿠르드족 관리는 엉망이 된 시신을 안치소로 운반하며 "그들은 코바니 마을에서 아이들을 위한 운동장을 만들고 싶어 했다. 아직 모두 젊은 청년들이었는데 안타깝다."라며 시신 옆에서 기도문을 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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