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짐바브웨, 소말리아, 수단과 동일선상에 서게 된 그리스, 어찌되었던 채무불이행(디폴트)인건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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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디폴트(default·채무불이행)지만 엄밀히 말해 디폴트는 아니다?"

그리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만기가 도래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채무를 갚지 못한 것과 관련해 이를 '디폴트'로 규정해야 할지를 놓고 혼선이 일고 있다.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이날 그리스가 채무를 상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면서 "그리스가 '체납'(arrears) 상태이며, 체납을 해소할 때까지 IMF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사회에 고지했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채무 상환 실패를 '디폴트'가 아닌 '체납'으로 규정한 것이다.

디폴트는 채무자가 빌린 돈을 정해진 기간 안에 갚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국가의 경우 외국에서 빌려온 차관을 만기까지 갚지 못할 경우 디폴트 상태가 된다. 차관 계약상 부과된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디폴트가 성립된다.

흔히 '디폴트를 선언했다'고 할 때 선언 주체는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다. 채무 불이행 상태라고 판단할 경우 채권자가 이를 채무자나 제3자에게 통보하는 것이다.

한 채무계약에서 디폴트가 선언되면 다른 채권자도 같은 채무자에 대해 일방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는데 이를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라고 한다.

그리스 사태의 경우 IMF가 디폴트 선언 주체가 되는 것인데, IMF가 디폴트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엄밀히 말하면 디폴트가 선언된 것은 아니다. IMF는 내부 관행상 회원국의 상환 실패를 디폴트가 아닌 체납으로 규정해왔다.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도 민간 채권자에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만을 디폴트로 규정하며 IMF나 유럽중앙은행(ECB)과 같은 공공기관에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것은 디폴트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도 "금융시장은 그리스의 IMF 채무 상환 실패를 실질적인 디폴트로 간주하지 않는다"며 투자은행 등을 인용해 "그리스 국채에 대한 크로스 디폴트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폴트'라는 용어를 구체적으로 사용하지만 않았을 뿐, 그리스의 현재 상황이 디폴트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디폴트인지 체납인지는 순전히 용어상의 차이일 뿐"이라며 "IMF도 단지 디폴트라고 언급하지만 않았을 뿐 그리스의 상황이 디폴트와 동등하게 간주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개리 젠킨스 LNG캐피탈 수석연구원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실제로 디폴트는 아니라는 이야기도 많지만 내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최종 대출자에 돈을 갚지 못했다는 것은 디폴트 상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그리스가 디폴트가 아니라면서도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잇따라 추가로 낮췄다. S&P는 'CCC-'로, 피치는 'CC'로 추가 하향했다.

가디언은 "뭐라고 부르든 간에 시장은 그리스의 채무 상환 실패를 디폴트로 받아들일 것이고, 그리스는 추가로 자금을 빌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그리스는 짐바브웨, 소말리아, 수단과 더불어 IMF 채무 체납국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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