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그리스 구제금융 '9개월 연장' 난기류…IMF 협상단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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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도박할 시간 없다"...18일 타결 압박
연장 합의해도 내년 3월 '3차 구제금융' 논란 예상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에서 '9개월 연장안'이 급부상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협상에 진전이 없다며 협상단을 철수해 난기류를 만났다.

그리스와 유럽연합(EU) 측 채권단은 긴축 정책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자 협상의 시간을 벌기 위해 연장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다만 그리스가 요구한 9개월 연장안의 조건은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자금을 이용해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는 '브릿지론' 성격으로 연장안 협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EU 집행위원회와 ECB 등 유로존 채권단과 달리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IMF가 강하게 반발해 연장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IMF의 게리 라이스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합의 도달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며 협상에 진전이 없어 협상팀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그리스 정부에 "좀 더 현실적이 돼야 한다"며 오는 18일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에서 타결할 수 있도록 양보하라고 압박했다.

◇그리스·EU "내년 3월까지 구제금융 연장"...IMF "진전 없어"
그리스 ANA-MPA 통신은 11일(현지시간) 새벽에 끝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간 회동이 건설적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난 3개국 정상은 그리스의 경제성장과 사회통합, 지속가능한 국가채무 를 위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그리스 정부 관리는 회동 직전 채권단에 이달 말에 끝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ESM의 자금 지원으로 ECB가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을 통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사는 조건에 동의한다면 구제금융 연장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9개월 연장안'은 유로존 채권단이 지난주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치프라스 총리와 만났을 때 연금 삭감과 세수 증대 등의 긴축 정책을 조건으로 구제금융 연장과 추가 자금 지원을 제안했다고 지난 8일 보도한 바 있다.

그리스 역시 지난 1일 채권단에 제출한 47쪽 짜리 협상안에서 '새 협약 : 2015년 7월~2016년 3월'로 표현한 채무재조정 방안에서 구제금융 연장과 비슷한 방안을 제안했다.

그리스와 EU 채권단은 구제금융을 연장할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연금 삭감과 세수 증대 등 긴축 정책의 세부 사항에는 견해차가 팽팽하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융커 위원장과 두 번째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융커 위원장과 이견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특히 재정과 금융 부문에서 주요 견해차를 좁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착상태가 지속하자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우리가 필요한 건 결정이지 협상이 아니다"라며 "그리스 정부는 좀 더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은 또 "도박할 시간이 더는 없다. 게임이 끝났다고 말하는 날이 다가오는 것이 걱정된다"며 그리스 정부를 압박했다.

◇'브릿지론' 성격...내년 3월 '3차 구제금융' 논란일 듯
 그리스와 채권단은 '구제금융 만료기간 연장'으로 표현했지만 연장이 된다면 내년 3월 말에 다시 새로운 부채협상을 벌이기 전까지 유동성을 지원하는 브릿지론 성격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리스가 전날 제시한 연장안의 조건은 47쪽 협상안에서 제시한 '새 협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새 협약의 주요 내용은 ECB가 보유한 그리스 국채의 만기상환의 자금은 ESM에서 마련하며 ECB가 그리스 국채 매입으로 발생한 이익금을 그리스에 돌려준다는 것이다.

또 IMF에 내년 3월말까지 상환해야 할 부채의 50%만 상환하고 나머지는 그리스와 ESM 등이 최적의 상환 방안을 협상해 단계적으로 갚겠다고 제안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위대 유럽팀장은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 외에 내년 3월까지 부채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브릿지론으로 볼 수 있다"며 "채권단이 동의해줄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그리스와 채권단이 연금 삭감과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현안에 합의한다면 오는 18일 예정된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에서 9개월 연장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지난 2월 유로그룹 회의에서도 구제금융 종료 시한을 2월 말에서 6월 말로 4개월 연장했다.

그리스 일간 프로토테마는 EU 채권단에 제안한 연장안에는 IMF의 지원은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는 9개월 동안 EU로부터 모니터링을 받고 ESM과 ESFS, ECB 등 유로존 기관들로부터만 자금과 그리스 국채 투자수익 반환 등의 지원을 받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로존 관리들은 그리스가 전날 제시한 연장안에 별다른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IMF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라이스 대변인은 "대부분의 주요 사안에 대해 우리와 큰 견해차가 있고, 이 차이를 좁히려던 최근의 시도에 진전이 없었다"며 유로존 관리들과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아울러 그리스가 채권단과 9개월 연장에 합의해 내년 3월까지 부채를 상환하더라도 여전히 자본시장에서 직접 장기국채를 발행해 국가부채를 갚을 수 없어 3차 구제금융 또는 채무재조정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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