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임을 위한 행진곡' 반복되는 좌우 논쟁. 누굴 위한 노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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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려한 휴가의 한 장면

 

영화 화려한 휴가의 한 장면
영화 화려한 휴가의 한 장면

백기완 장편시 '묏비나리'에서 발췌해 소설가 황석영이 가사 쓰고, 김종률이 곡을 붙인 노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 논란이 되고 있다. 김무성 본인은 추모의 의미로 부른 것이라 하나 일부 보수 우익 커뮤니티에선  당 대표로서 하면 안 될 행동이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고, 진보세력에선 제창을 거부한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을 비난하고 있다. 어떤 노래길래 여야 간 평가가 극단을 달리는 걸까?

이 노래는 영화 화려한 휴가 엔딩크레딧에 웅장하고 비극적인 편곡으로 실려 독재 정권에 저항하다 죽어간 시민들의 비장함을 잘 살렸다는 평을 들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소설가 황석영이  5.18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주제로 한 시 '묏비나리' 일부분을  발췌하고 다듬어서 만들었다. 5.18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래가 된 것은 이 때문이다.

5.18 민주화 운동은 전두환 정권에 의해 불순분자 내란 폭동으로 은폐됐지만, 신군부가 물러나며 청문회를 통해 정당한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5.18이 독재 정권 유혈 탄압에 항거한 민주화 운동이었다는 덴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 노래는 진보세력의 '민중의례'에 애국가 대신 불린 탓에 정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진보세력은 부당한 국가권력에 충성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의례를 거부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대신, 그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중심으로 한 민중의례를 만들었으며, 지금도 민중운동 집회나 노동운동 집회에서 의전행사로 실시하고 있다. 국가 행사가 아니면 국민의례는 의무가 아니므로 민중의례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행동이다. 하지만 신군부 이후 수립된 정권이 선거에 의해 선출된다는 점에서 정당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민중 의례'만' 고집하는 단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수 정당 입장에선 좌파의 상징이란 점에서 불편한 노래일 수밖에 없다. 보훈처는 2010년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체할 새로운 5.18 기념곡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시민과 광주시 의회의 격렬한 반대로 포기했다. 2014년엔 재향군인회가 모 일간지에 "임을 위한 행진곡, 그들의 임은 과연 누구인가"란 광고를 게재해 이 노래가 종북세력이 부르는 노래이며 '임'은 북한 정권을 말하는 거란 주장을 했다. 2014년까지 정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지정곡으로 지정하지 않자 5.18 기념위원회는 강하게 반발했고, 유족들은 5.18전야제 예산을 전액 반납하고 기념식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화 이룩을 위해 희생한 시민과 대학생을 위로하는 노래가 좌우 정쟁에 휘둘려 이용되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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