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청와대·국회·부처마다 묘비 세우자

◆ 부패전쟁에 미친 싸이대통령이 필요하다

한국 부패가 아시아 선진국 중 최악이자 지난 10년중 최악으로 평가됐다고 지난 14일 세계일보가 홍콩 PERC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더욱 심각한 것은 부패에 둔감한 한국의 도덕관이 ‘국경을 넘어선 부패’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국 부패의 뿌리는 정치·경제 피라미드의 최상층부까지 뻗어 있다고 지적했다. '국경을 넘어선 부패’란 한국 기업들이 벌이는 해외사업에서의 부패행태를 의미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업 부패 정도와 부패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서 아시아 2위의 불명예를 기록했으며 아시아 17개국(미국, 홍콩, 마카오 포함)이 얼마나 부패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최악의 부패 점수인 10점 중 6.98점을 기록했다. 2013년 평가에서 싱가폴 0.74로 가장 첨렴했고 일본과 호주 모두 2.35점, 홍콩 3.77점, 미국 3.82점, 중국 7.79점이었다.

최근에 언론에 집중보도 되고 있는 내용들이 그대로 수치로 나타났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지난해 7월 조세정의네트워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세회피처에 은닉한 검은 돈 규모가 중국 1,362조원, 러시아 914조원에 이어 우리가 890조원으로 3위다. 지난 40년간 매년 22조원씩 해외로 빼돌렸다는 이야기다. 서민들은 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혀를 찬다.

지난 5월에도 뉴스타파가 조세회피처인 버진 아일랜드 투자자 명단을 연일 발표한 것만 봐도 그 규모를 대충 짐작 할 수 있겠다. 또한 최근 몇 개월동안 연일 눈살을 찌푸리게 한 재벌 총수 일가 비리와 전두환 전 대통령 기사 내용을 대충 훑어봐도 수긍이 간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2년 5월에 펴낸 <부패와 경제성장>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부패지수(청렴도)가 OECD 국가 평균 수준까지 개선될 경우에,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이 0.65% 포인트 높아지고, 잠재성장률도 4%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초 발간한 <싸이 대통령>(김준환저)을 보면 '경제 전쟁에 진 대통령은 용서해도 부패전쟁에 진 대통령은 용서 안된다'고 단정하고 있다. 경제를 극복하는 일은 의도하지 않은 손실 즉 외부효과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있고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성공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부패 전쟁은 대통령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단기간에 수행할 수 있는 독자 영역이기 때문에 용서가 안된다는 것이다.

역대 전직 대통령들과 대기업 총수 일가 대부분 검은돈으로부터 자유로왔던 인물이 없어 보인다. 참으로 애석하고 우리 국민들은 복도 지지리 없어 애처롭기 까지 하다.  

또한 IMF 외환위기와 카드대란, 외환은행 불법·헐값 매각, 저축은행과 키코사태, 300조원대의 CD 금리 연동 가계대출 담합 등 일일이 나열하기 조차 버겁다. 이쯤되면 홍콩 PERC 보고서 대로 한국 부패의 뿌리는 정치·경제·금융 피라미드의 최상층부터 하부조직까지 독버섯처럼 퍼져나 가고 있다.

헌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지금 위로부터 아래까지 총체적으로 썩은 부패 공화국이며, 언제 또다시 대형 비리가 터질지 모르는 불안 공화국이다.     

여야는 국회 계류중인 상설특별검사제와 특별감찰관제 등을 하루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 참에 청와대와 국회·정부 부처마다 정문 마당에 ‘부패 이곳에 잠들다’는 묘비명이라도 세워야 겠다.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시도하지도 아예 엄두 조차 내지 못한 부패 전쟁. 이제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대 해본다. 부패 전쟁 그 시작과 끝은 누차 강조하듯이 관료주의와 금융모피아 척결이며 성역없는 수사와 솜방방이 처벌 소리가 안나오는 추상같은 일벌백계뿐이다.  

부패 전쟁에 미친 <싸이대통령>이 부패 공화국에는 아무리 봐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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