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 출신인 모피아들이 금융권에 대거 진출해 관치금융의 구태가 또다시 재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9곳과 금융관련 협회 7곳, 금융지주 10곳 등 총 26곳의 최고경영자 가운데 모피아 출신이 절반인 13명에 달했다. 또 앞으로 새로 뽑아야 할 금융기관을 감안하면 모피아 출신들은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전망이다.
“모피아 레드카드!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 공채 직원 600여명이 공동 명의로 금융관료 즉, 모피아의 규제완화 금융정책을 비판하며 신문에 낸 광고 문안이다. 모피아 폐해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죽하면 모피아들의 전횡을 더 이상 방관치 않겠다고 직원들이 직접 나섰을까.
현재 모피아 출신들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을 장악하고 회전문 인사 이동과 끼리끼리 봐주고 갈라먹는 부정한 먹이 사슬에 기생(寄生)하며 임명직과 선출직, 추천직을 싹쓸이 한다.
또한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를 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출신들이 피감독기관인 금융회사에 재취업해 과거 인맥 등을 동원해 불법로비나 청탁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감사를 무마하거나 주요 정보를 유출하는 등의 심각한 이해 충돌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이권 관계에 있는 산하 단체 단체장, 금융협회장, 심지어 은행을 비롯해 증권사, 보험사, 저축은행 상층부와 사기업의 사외이사까지 모피아가 장악하게 됐다.
우리는 이미 IMF 환란 당시에 정경 유착과 관치 금융의 폐해로 나라 경제가 거덜 난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2003년의 카드 사태로 말미암아 300만명 이상의 신용불량자들이 무리한 경기부양 정책의 희생양이 된 것도 목격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권력의 폐부(肺腑)와 그 언저리를 오가며 유착(癒着)의 단맛을 즐기는 영원한 기성 집단이 있다. 그것은 관료 집단이며, 경제와 금융 분야에서는 고시파 출신 금융 모피아가 단연 앞선다. 전문성 없는 대선캠프가 정권을 잡고 나서는 역대 정권들의 부정한 먹이사슬 구조를 잘 알고있는 일부 고위 관료들을 차용(借用)세력으로 활용하였다. 그 덕분에 모피아들은 절대 권력에 버금가는 거대 세력으로 급성장했다.
우리는 IMF 외환위기와 카드 대란, 외환은행 불법매각, 펀드 사태, 저축은행 사태 등의 혹독한 시련을 거듭 겪었다. 계속 반복되는 금융위기는 왜 일어나는 것인가? 나라 경제를 거덜 내는 연이은 대형 참사에도 책임지고 물러나는 사람은 없고, 금융개혁을 “이번엔 다르다”며 그들만 논의하는 데 왜 그럴까?
한국 관료 문화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권위주의 산물인 관(官)지배주의와 관(官)우월주의, 관존민비(官尊民卑) 사상에 기반을 둔 고질적인 집단사고(group think)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또한 한국 관료집단의 조직문화는 연고와 학연, 지연을 중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응집력이 매우 강하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대선 공약중 하나가 장관과 기관장 등의 인사에 있어 회전문 인사와 낙하산 인사로 인한 폐해 근절이다. 모처럼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역대 정권에서 하지 못했던 낙하산 인사와 고질적인 관료주의를 반드시 척결해줄 꺼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100일을 갓 넘긴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은행 금융지주에 이어 국민은행과 농협 금융지주 회장에 모피아 출신 낙하산 인사가 강행된 것을 보면 말그대로 빌공(空)자의 공약이었다. 뭔가 사기를 당한 느낌이다.
이제 선거 공약따로 정책 따로 국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는 박근혜 정부에게 국민들의 선택은 하나다. 오는 10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비롯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준엄한 심판으로 답하면 된다.
정권초기부터 인선 잡음으로 곤욕을 치뤘던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도 계속 관치금융 인사를 이어간다면 남은 임기 동안의 예후가 심히 우려스럽다. 역대 대통령들의 퇴임후 말로가 매우 볼썽사나웠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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