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LG전자가 3분기만의 적자 전환, 신용등급 강등, 담합 의혹 조사, 강도 높은 구조조정설 등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력 제품인 TV, PC 등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TV 등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과 냉장고·세탁기 등 홈어플라이언스(HA) 부문이 흑자를 내며 선전했지만, 스마트폰의 부진이 실적에 큰 타격을 줬다. 특히 작년 2분기 이후 6분기 연속으로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며 '스마트폰 쇼크'에서도 여전히 탈출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3분기를 바닥으로 해서 4분기에는 3D 제품 및 스마트폰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경기 부진 등 외부 환경이 좋지 않아 실적이 1분기만에 좋아지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예상대로 나쁜 3분기 실적… 스마트폰 부진이 원인
LG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12조8,973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319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로 인해 LG전자는 3분기 만에 영업부문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MC사업본부(휴대폰)가 1,388억원의 영업적자를 내 적자의 주범이 됐다.
LG전자는 작년 1분기 5천294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스마트폰 쇼크로 2분기 급감한 데 이어 3, 4분기 잇따라 적자를 냈으나, 구본준 부회장 체제가 안착하면서 올해 1분기 흑자로 돌아선 이후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는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제 침체에 발목이 잡히며 3분기 다시 적자를 내고 말았다. 매출도 작년 이후 최저치다.
실적 악화의 주범인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부문의 적자는 2분기 547억원에서 3분기 1천399억원으로 2.56배로 커졌다. 손익 관리를 위해 피처폰 물량을 줄인데다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원'의 판매가 감소한 점도 실적을 악화시켰다. 지난 2분기 이후 6주 연속 적자다.
TV 등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은 LED(발광다이오드) TV, 3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의 호조로 영업이익이 2분기 903억원에서 3분기 1천11억원으로 12% 늘었고, 냉장고·세탁기 등 홈어플라이언스(HA) 부문 이익도 581억원에서 701억원으로 20.7% 증가했지만, 크게 늘어난 모바일 부문의 적자를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 신용등급 강등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달 중순 LG전자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계속되는 영업실적 및 재무상태 악화로 인한 것이었다.
무디스도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고 4분기 실적에 따라 등급 하향 조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무디스는 등급전망 하향 조정에 대해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경쟁력이 약해졌고, 세계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다른 부문의 실적을 단기에 증가세로 전환하는 것도 힘들다고 판단되며 지분 38%를 보유한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부문이 계속 부진하거나 디스플레이 산업이 계속 도전에 직면한다면 신용등급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LCD TV(평판 TV) 및 노트북 PC 등 판매 가격 담합 혐의
또한 LG전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LCD TV(평판 TV) 및 노트북 PC 등을 판매하면서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두 회사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전원회의에 다시 이 문제를 올려 위법 여부를 판가름낼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초ㆍ중ㆍ고교 등 공공기관에 에어컨과 TV를 납품하면서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 작년 10월에 공정위로부터 거액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았었다.
◇ 구조조정설 횡행
실적 저조와 신용등급 강등 등의 악재가 계속되자 LG전자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설이 횡행하고 있다. 이미 해외 연구소와 생산·판매 법인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구 부회장이 국내 조직에도 메스를 댈 것이라는 등의 잇단 소문으로 LG전자 내부가 동요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실적을 토대로 어떤 식으로든 연말에 인사·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바닥치고 흑자전환 이룰까
LG전자는 모든 경영 환경이 이미 바닥에 이른 만큼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미 시장에 다 반영된 상황"이라며 "외화채를 쓸 일도 없고,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실적 회복 가능성을 기대해 당장은 등급을 내릴 것 같지 않아 자금 조달에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4G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과 3D TV 시장 점유율 확대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도 3분기 전략 스마트폰인 옵티머스2X·블랙·3D 등의 판매 성과가 미흡했다고 보고 4분기 프리미엄급 옵티머스 LTE, 프라다2에 기대를 걸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LTE폰의 판매를 확대하고 회사 로드맵과 청사진에 따라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TV도 LED·3D 시장 확산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부문도 LG만의 특화된 기술을 적용한 고급 신제품으로 경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브랜드 이미지 하락, 자금 조달 경색, 전자계열 3사의 실적 악화 등을 모두 해결해야 해 갈 길이 멀다. 업계 관계자도 "실적이 당장 호전되기를 기대하기엔 글로벌 경기 상황 등 외부 요건이 좋지 않다"며 "LG전자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 출시되는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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