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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보건통계 2009'에 따르면, 2007년 통계를 기준으로 한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79세로 전 세계 193개국 중 포르투갈, 코스타리카와 함께 공동 29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 남성과 여성의 평균 수명은 각각 76세와 82세이고 세계 1위 장수국가인 일본은 남성의 평균 수명이 79세, 여성의 평균 수명이 86세였다. 여자의 경우 평균 수명이 이미 80세를 훌쩍 넘어 90세를 향해 가고 있으니 평균 수명 100세가 꿈이 아닌 눈앞에 현실로 다가올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시대 별로 인류의 평균수명을 살펴보면 크로마뇽인은 18세, 고대 이집트인은 25세, 1400년대 유럽인은 30세, 1800년대 유럽인은 37세, 1900년대 초 미국인은 48세였다고 한다. 늙지 않고 영원히 살기를 갈망해 서복과 그 일행 수 천 명을 세 개의 신산이 있는 곳으로 보내 불로초를 찾아올 것을 명령하였던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진시황 조차 기원전 210년 불과 50세의 나이로 사망하였으니 현대인의 평균 수명 80세는 정말 놀랄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인류의 수명이 1900년대 초와 비교해 볼 때 채 100여 년도 안 되는 기간 사이에 이렇듯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1928년 플레밍은 푸른 곰팡이에서 항균작용을 하는 물질을 발견하고 ‘페니실린’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 페니실린의 발견을 시발점으로 한 현대의학의 발전이 현재 인류의 수명연장을 가져온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의학의 발전은 그전에 알지 못하던 많은 병의 원인을 찾아내고 예방 및 치료 방법을 발명하여 인류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연장 시킬 수가 있었다.
평균 수명의 연장은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실례로 과거 보험상품들을 보면 80세까지 보장하는 경우 많았으나 최근에는 100세까지 보장하는 상품들이 나오고 있고 노령층을 겨냥한 다양한 시장이 형성되어 가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아직 사회의 여러 제도들은 아직까지 이러한 평균수명의 연장을 반영하고 있지 않아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를테면 수명 연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사회의 정년은 점점 단축이 되어 대부분의 회사의 정년은 현재 55세로 되어있다. 또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을 볼 때 아무리 좋은 대기업을 다닌 임직원들이라고 해도 정년 이후 좋은 직장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 평균 수명을 생각해볼 때, 정년 이후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땅히 하는 일 없이 20-30년을 무직으로 지내야 한다는 것이 우리사회가 당면한 무시무시한 실상이다.
정년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나라는 프러시아로 120년 전인 1889년 재상 비스마르크가 정년을 65세로 정한 후, 영국과 미국도 이를 따라 각각 1908년, 1935년에 정년제를 도입하게 된다. 1889년이면 인류의 평균 수명이 50살이 채 안 되는 때인데 정년은 65세였다. 이와 반면 현재는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섰는데도 정년은 55세이다. 무엇인가 거꾸로 진행되는 것 같다.
'성장통'이란 것이 있다. 이는 성장 속도가 빠른 아이들 사이에 주로 다리에 통증이 오는 것으로 근육이나 신경 조직 등이 빠르게 자라는 뼈의 성장 속도를 따라 잡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즉, 성장 속도의 불균형이 성장통을 일으키는 원인인 것이다. 현재 우리는 평균 수명 100세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이러한 수명의 연장으로 인한 삶의 기회 확대 이면에는 노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 사회적 시설의 부족, 노인층의 위한 일자리 부족, 불충분한 사회 복지 제도, 그리고 저 출산으로 인한 젊은 층의 감소와 이로 인한 노인 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의 증가 등등 우리 사회가 부딪혀야 하는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우리 사회는 평균 수명 연장에 따른 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즉 수명 연장이 인간의 행복도 상승으로 연결되기 까지는 아직 많은 관문이 남아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이러한 복잡한 난제들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통해 다양하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들이 강구되어 단순한 수명 연장으로 서의 100세가 아닌 행복이 있고 보람차고 의미 있는 100세 시대를 우리 모두 활짝 열어나가 길 기대해 본다.
김영선 원장(서울 속편한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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