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중상해처리’ 혼란 여전…신고는 급증

종합보험 가입 운전자도 `중상해' 사고를 내면 형사처벌받을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온 지 닷새가 지났지만 여전히 딱 떨어지는 처리 지침이 없어 일선 경찰관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2일 서울지역 일선 경찰서에 따르면 헌재 판결 바로 다음 날 대검찰청이 `중상해 기준 및 처리 지침'을 마련해 발표하긴 했지만, 서울경찰청이 아직 구체적인 처리 방법을 하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서 교통과의 사고조사담당 경찰관들은 일단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면서 꽤 큰 인명 피해가 난 사건의 처리를 일괄적으로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남대문서의 한 경찰관은 "고작 내려온 지침은 검찰의 수사 지휘를 따르라는 내용 정도"라며 앞으로 사건이 많아지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형법상 중상해라는 것이 사망처럼 명확하게 딱 떨어지는 개념이 아니라 혼란스럽다"며 "다행히 현재 나온 기준을 확실히 충족한다고 볼 수 있는 교통사고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진단서 기준 등으로 중상해 여부를 가름하는 등의 처리 기준을 담은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이번 주 안으로 일선 경찰서에 내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교통사고 관련 신고 건수는 헌재 판결이 나오기 전과 비교해 빠르게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용산서의 A경위는 "교통사고 신고 접수가 헌재 판결 전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 평소에는 합의를 보던 것도 (더 큰) 보상을 노려 일단 신고부터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에는 "도대체 중상해 기준이 뭐냐", "앞으로 무조건 인명피해 사고를 내면 전과자가 되는 것이냐"고 묻는 시민들의 전화도 잇따르고 있다.

한 경찰서 교통사고조사반의 A경사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데 대부분 내용은 `누가 다쳤는데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되느냐'고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우리도 헷갈린다. 전치 등 진단과 관계없이 신체 중요부분이라고 하는데 신체에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어디 있느냐"며 "결국 검찰 지휘를 받아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