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아시아통화기금 창설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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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아세안 3(한국.중국.일본) 특별 재무장관 회의는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역내 공동체의 노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데 가장 큰 목표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회원국이 외환시장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어, 이번에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를 1천200억 달러로 증액한 조치로 심리적 안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이번 합의를 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처럼 위기 발생시 회원국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 아시아판 'IMF' 창설 부각
 

아세안 3 재무장관들이 다자화를 통해 1천200억 달러의 공동펀드를 마련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아시아판 IMF 창설을 위한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

위기 발생시 당사국의 요청에 따라 참여국들이 긴급 소집돼 자금 지원을 결정하는 체제가 만들어져 역내 금융위기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역내 주요국들이 막대한 규모의 외환 보유고를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역내 위기 발생시 IMF로부터 차입을 대체하면서 아시아권에 대한 IMF의 역할 및 영향력이 상당히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회의에서 아세안과 한.중.일 재무장관들은 CMI를 기존 800억 달러에서 1천200억 달러로 늘리고 다자간 합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장기적으로 아시아통화기금으로 발전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IMF의 경우 미국 주도로 움직이는데다 자금 지원국에 혹독한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등 그동안 아시아 국가들이 희생양이 됐다는 공감대가 깔려 있어, CMI가 결국에는 아시아통화기금의 창설로 갈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다만 현재는 1천200억 달러에 달하는 공동기금 체계를 감시할 능력이 없어 전체 금액의 20%만 역내국끼리 자유롭게 지원이 가능하며 나머지 80%는 IMF의 승인을 얻도록 돼있다.

이에 따라 아세안 3는 이번에 증액된 400억 달러에 대한 분담 규모 등의 세부 합의가 끝나면 이를 관리 감독할 상설 사무국 설치를 위한 논의에 들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IMF의 '대주주'인 미국은 아시아권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CMI가 IMF를 대체하기 보다는 보완하는 수준에 머물길 원하고 있어 아시아통화기금까지 가기에는 적지않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캐스팅보트 역할 기대
 

이번에 확대되는 CMI 기금의 분담률을 한.중.일과 아세안이 80대20으로 정함에 따라 누가 더 많이 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향후 아시아통화기금으로 발전할 경우 주도권 행사와 연결돼 있어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각국의 외환 보유고에 비춰볼 때 한국이 일본 및 중국보다 더 많은 분담금을 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므로 한국은 중.일 양국보다는 적은 금액을 부담하되 양국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현재 중국은 외환 보유액 기준,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각각 한중일 분담률을 나누자고 주장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을 기준으로 하면 중국 59%, 일본 33%, 한국 8%며, GDP 기준으로는 일본 51%, 중국 37%, 한국 12% 정도다. 일단 한국은 갈등을 막기위해 3국이 균등하게 내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CMI의 감독기능 강화를 포함한 상설 사무국의 설치 문제도 중요하다.

중.일 양국 중 어느 한 곳이 상설사무국을 유치하는 것은 양국간 경쟁관계에 비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사무국 유치는 한국과 아세안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일의 중재 역할과 세계 무대에서 아세안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해 사무국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주요 20개국(G20) 순회 의장국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G20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면서 아시아와 개도국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겠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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