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페르시아만 일대 에너지 인프라를 보복 공격하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았다.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S&P 500 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밀려났으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란의 걸프 에너지 인프라 무차별 공격과 공급망 마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페르시아만 일대의 주요 석유 및 가스 시설을 대상으로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세계 최대 가스전인 이란의 사우스파르스를 공습한 것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분석된다. 공격 대상에는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허브인 카타르의 라스 라판 산업도시를 비롯하여 사우디아라비아 얀부의 삼레프(SAMREF) 정유공장, 아랍에미리트(UAE) 가스전, 쿠웨이트 정유공장 2곳이 포함되었다.
카타르에너지는 공식 발표를 통해 여러 LNG 시설이 미사일 피격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이란은 공격 전 걸프 국가들에 해당 시설 인근 지역의 대피를 권고하며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주요 산유국 및 가스 수출국의 핵심 기지가 동시다발적으로 타격받음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장기적인 마비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국제 유가 119달러 돌파와 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
중동발 공급 쇼크로 인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목요일 오전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폭등했다.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지원과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소폭 후퇴했으나, 시장의 불안은 여전하다. 특히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간의 가격 차이는 2013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걸프 지역의 공급 차질로 인해 해상 운송 원유에 대한 대체 수요가 급증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유가 급등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경로에 심각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수요일 기준금리를 3.50%~3.75% 수준으로 동결하며 2026년 내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을 예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에너지 비용 상승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가 전혀 없을 확률이 기존 30%에서 48%까지 급상승하며 긴축 기조 장기화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 증시 기술적 지지선 붕괴와 변동성 확대
에너지 리스크와 고금리 우려가 겹치며 미국 주요 증시는 기술적 지지선이 무너지는 등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약 0.3% 하락한 6,606.49로 마감하며, 2025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0.4%)와 나스닥 종합지수(-0.3%) 역시 하락 마감했다. 장중 한때 S&P 500이 1% 이상 폭락했으나 유가가 고점에서 일부 내려오면서 낙폭을 줄이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이번 200일 이동평균선 이탈을 장기적인 강세장이 끝났음을 시사하는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S&P 500 지수는 연초 대비 3.5% 하락한 상태이며, 에너지 가격 추이에 따라 추가적인 하락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에너지 시설 공격 자제를 조언하고 지상군 투입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으나, 시장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 리스크 지속과 시장 대응 전망
글로벌 금융 시장은 이제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군사적 충돌이 실물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에너지 인프라로 전이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정유 및 LNG 처리 시설의 물리적 파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영구화할 위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긴장 완화 시도가 실질적인 휴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하며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원유 운송 비용 상승과 공급망 병목 현상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연준 또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달성이 원유 가격에 의해 좌초될 위기에 처함에 따라, 금리 인하보다는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춘 매파적 태도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2026년 상반기 증시는 에너지 안보의 확립 여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유연성에 따라 그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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