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달러-원 급등 속 변동성 확대…정책 공조 시험대

윤근일 기자

글로벌 불확실성, 환율 부담 커져

최근 일본 지진과 쓰나미 경보 등 돌발 변수에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9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오르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당국과 한국은행이 시장 안정 의지를 밝힌 가운데, 정책 공조 효과가 단기·중기 금융안정에 얼마나 기여할지가 주목된다.

코스피 환율
▲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자리로 향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3원 오른 1,469.2원에 개장. [연합뉴스 제공]

◆ 일본발 리스크에 환율 급등…시장 안전자산 선호 확대

9일 일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하고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자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역외시장에서도 달러 강세가 강화됐다. 엔·달러 환율의 급등은 원화 약세 압력으로 즉각 전이되며 한국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같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인덱스가 2% 오른 99.058을 기록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가 확산된 흐름이 확인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4.4원 오른 1,471.3원에 거래되며 다시 1,470원선을 넘어섰다. 장중에는 1,469원대에서 1,471원대 사이를 오가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야간 거래에서는 1,470원대 초반까지 반등한 뒤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으나 변동성 확대 기조는 이어졌다. 원문에 따르면 장중 고점은 1,473.20원, 변동폭은 7.60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급등은 일본발 충격이라는 단기 요인과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와 거시 변수들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신흥국 통화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는 흐름이 관측됐다.

◆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단기·중기 경로 모두 부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은 단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그 이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달러 초강세 구간이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황이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이는 신흥국 통화 전반의 압박 요인으로 이어졌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내년 4월까지 금리 인하가 1회에 그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반영하고 있다. 연준 내부의 매파 강화 전망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금리 경로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 원·달러 환율의 상방 압력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금리도 글로벌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단기 경제안정과 함께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정책 변수의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통화정책 선택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 수급 둔화와 외국인 자금 흐름…시장 변동성 가중

최근 외국인 수급 둔화도 원화 약세를 자극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천억 원 규모 순매도에 나서며 변동성을 키웠다. 글로벌 금리 경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변수는 외국인의 위험 선호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며 단기 수급을 흔드는 요인이 된다.

원화 약세는 증시에도 부담을 주며 위험자산 선호 약화를 동반할 수 있다. 특히 외국인의 매매 패턴은 환율과 주가 동반 변동 구조를 강화시키며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높인다. 환율 급등이 연쇄적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회복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한국은행과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 의지를 밝힌 것은 이러한 수급 리스크 완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외화 유동성 공급, 수출기업 달러 유인책 등이 검토되는 가운데 정책의 실행력과 타이밍이 시장 안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실물경제 영향 확대…물가·무역·생산비 부담 가중

환율 급등은 무역 환경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준다. 수출기업에는 가격 경쟁력 개선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원자재·에너지 등 필수 수입품 단가 상승은 제조업 전반의 생산비 부담을 키운다. 특히 한국은 수출·수입 모두 외환 민감도가 높은 구조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 생산·물류·소비자물가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고물가 우려도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연말·연초 계절적 요인과 맞물릴 경우 환율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완화, 지역경제 활성화 등 민생 관련 정책을 통해 물가 안정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무역 환경에서도 환율 변동성은 기업의 리스크 관리 비용을 높일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운임 변동과 결합될 경우 수출입 기업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커진다.

◆ 정부–한은 공조 체계 시험대…시장 안정 조기 구현이 관건

김민석 국무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회동에서 환율·물가 안정 등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한은 간 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총리는 “경제 회복 불씨를 민생 안정으로 확산하겠다”고 강조했으며, 한은도 구조개혁 연구와 정책 협력 강화를 언급했다.

정부는 외환수급 안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수출기업 달러 유인책, 국민연금 외화채권 발행 검토 등 다층적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정책 공조의 일관성과 신뢰도는 시장 안정 심리에 핵심 요소가 된다.

다만 글로벌 통화정책 경로와 지정학 변수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단기 안정 조치와 중장기 구조개혁을 병행하는 균형 전략이 요구된다. 시장에서는 정책 공조가 환율 급등에 대응하는 '방어선' 역할을 강화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 요약: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와 일본발 지진 변수로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넘어서며 변동성이 커졌다. 외국인 수급 둔화와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정부–한은 공조가 단기 안정과 중장기 구조개혁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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