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슈인 문답] 한강버스 사고 논란, 항로 이탈부터 정책 책임 공방까지

김영 기자

야간 표시등·저수심 관리 등 구조적 허점 노출
안전 기준 전면 점검 요구

15일 잠실선착장 인근에서 발생한 한강버스 좌초 사고 관련, 항로를 벗어난 운항 정황과 표시등 조도 문제 등이 드러나면서 정책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즉각적인 구조 대응과 사고 원인 점검에 나섰지만, 운항 관리 체계 전반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며 추가 보완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치권 공방까지 맞물리며 수상교통 정책의 안전 기준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강바닥에 걸린 한강버스
▲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부근에서 한강버스가 강바닥에 걸려 멈춰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사고는 왜 발생했나

사고는 15일 오후 8시 25분께 잠실선착장 인근 저수심 구역에서 발생했다. 해당 구역은 수심이 얕고 지장물이 분포해 있는 곳으로, 서울시는 정식 운항 전 수심 확보 공사를 통해 2.8m 수준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사고 선박은 부표를 넘어가 항로를 벗어난 상태에서 저수심 지점에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선박 내 CCTV, 선장 보고서, 수심 측정 데이터 등을 토대로 한강본부와 운영사 점검 결과에서도 동일한 결론이 도출됐다.

야간 시각 조건 역시 사고 위험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서울시가 배포한 참고자료에서는 항로 우측 부이의 밝기가 충분하지 않아 시인성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언급됐다. 전문가들 또한 야간·저시정 환경에서는 조도 편차가 항로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선박의 기계적 결함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승객 82명은 119 수난구조대와 한강경찰대가 오후 8시 36분 구조 작업을 시작해 9시 14분까지 모두 잠실선착장으로 이동 조치됐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비상대응 매뉴얼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 안전조치는 제대로 작동했나

사고 직후 대응은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사고 발생 즉시 수난구조대·한강경찰대·한강본부 등 관계기관에 신고했고, 구조정을 투입해 20분 만에 승객 이송을 시작했다. 서울시 대변인실은 모든 안전 절차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설명하며 외형 파손이나 기계적 손상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서울시는 압구정·옥수·뚝섬·잠실 등 한강 상류 구간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한남대교 상류 항로에 대해 수중 탐사, 토사퇴적 현황 점검, 부유물 제거, 선기장 교육 강화 등 조치를 병행하고 있으며, 사고 선박 인양은 19일 만조 시점에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안전조치가 사전 예방 단계에서 충분했는지 여부는 여전히 논란이다. 항로 자동 경고 체계 필요성, 야간 항로 표지 표준화, 수심 실측 주기 확대 등 제도적 보완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시범 운영 후 본 운영’ 검증 절차 강화 등 정책 설계 전반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치권 책임 공방은 어떻게 확대됐나

사고 이후 정치권의 공세는 여야 모두에서 이어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수상교통 정책을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이번 사고를 “서울시 행정 난맥상이 초래한 인재”라고 했고,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시민을 대상으로 안전 테스트를 하듯 운항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TF와 서울시당은 운항 전면 중단까지 요구하며 안전성 재검토를 촉구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 비판이 과도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오 시장 관련 정부·여당의 지적까지 선거 개입과 유사한 행태라고 주장하며 정치적 공세 프레임을 강조했다. 정책 비판과 선거 개입 논쟁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사안이 오히려 정치적 이슈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정치적 공방이 커질수록 구조 원인과 제도 보완 논의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사고의 성격이 정책 안전성 문제인지 정치적 쟁점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 논의의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향후 정책 보완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사고를 계기로 한강 수상교통 정책 전반에서 기술적·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우선 항로 표시등 표준화와 야간 조도 개선, 저수심 구간의 정기 실측 강화 등이 기본 과제로 꼽힌다. 위험 구간 자동 경고 시스템 구축, 실시간 운항 정보 공유 장치 확충 등 기술적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책 절차 측면에서는 ‘시범 운영 → 안전 검증 → 본 운영’ 단계의 명확화와 독립적 안전 심사 체계 마련이 요구된다. 운영사와 서울시 간 역할 분담, 비상 대응 체계 점검, 통신 장비 및 예인 장비 확보 등 운항 환경의 실질적 개선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안전성을 정책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정책 추진 속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번 사고는 수상교통 확대 여부를 넘어, 도시형 교통 정책에서 안전 기준이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돼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서울시와 정치권 모두 향후 논의의 중심을 안전 정책의 실효성에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 요약:
 한강버스 사고는 항로 이탈과 표시등 조도 문제 등 복합적 요인이 겹치며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운항 중단과 항로 점검 등 사후 조치를 진행 중이지만, 정치권 공방이 지속되며 정책 논의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향후 수상교통 정책은 기술적 보완과 제도적 검증 강화를 중심으로 안전 기준을 정비하는 방향이 핵심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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