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융진단] 경기 회복 신호에도 환율 불안 지속, 시장심리 ‘긴장’

윤근일 기자

반도체 중심 산업생산 반등에도 외환·주식시장 불확실성 상존

9월 산업생산이 반등하며 경기 개선 기대가 높아졌지만,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조짐이 겹치며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점검과 외환시장 안정조치 병행에 나섰으나,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리 변수로 시장의 긴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코스피, 하락 출발해 4,070대
▲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3.64포인트(0.09%) 내린 4,083.25에, 코스닥은 3.68포인트(0.41%) 오른 894.54에 출발했다. [연합뉴스 제공]

◆ 반도체 주도 산업생산 반등, 소비는 여전히 둔화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0% 증가하며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반도체(19.6%)와 건설업(11.4%)이 산업생산을 견인했고 설비투자도 12.7% 급증했다. 그러나 소매판매는 두 달 연속 감소해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 10월 경기지표 분석에서도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상승했지만, 소비자심리지수는 여전히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중심의 성장세가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면 경기 회복세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획재정부는 4분기 재정 집행과 설비투자 세제 지원을 확대해 민간 투자 회복을 유도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수출 중심 산업을 대상으로 추가 인센티브를 검토 중이다.

◆ 원·달러 환율, 달러 강세·엔화 약세 영향 지속

서울 외환시장에서 31일 원·달러 환율은 1,430원선에서 거래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화 강세와 일본 엔화 약세가 맞물린 영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달러인덱스는 99.4 수준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10월 들어 외국인 채권 투자 규모는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엔화 약세로 일본 투자자들의 환차손 우려가 커진 점도 원화 약세 압력을 높였다. BIS 2025년 10월 보고서는 “아시아 통화 전반이 달러 강세 국면에 다시 진입했다”며 “신흥국 자금 흐름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정부는 “시장 과도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 시 외환시장 안정조치를 가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 외국인 매도세 속 코스피 상승 제한

같은 날 코스피는 장 초반 4,090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외국인이 1,200억 원대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매수세를 보였다. 반도체주는 조정을 받았지만 자동차·IT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키움증권 10월 투자전략 리포트는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과 글로벌 기술주 조정이 외국인 수급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엔비디아와 국내 대기업 간 협력 기대감이 단기 반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글로벌 금리 경로와 환율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술주의 조정 폭과 국내 수출 회복 속도가 시장 흐름의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 금융당국, 외환·단기자금시장 모니터링 강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은 최근 단기자금시장 유동성과 외화유동성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한국은행 9월 ‘금융안정보고서’는 “단기금리 급등이나 외화자금 경색 시 신속한 유동성 공급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 다변화와 환변동보험 확대를 병행하며 급격한 환율 변동을 억제할 방침이다. 또한 금융위는 증권사 RP시장 점검을 강화하고, 한은은 외화대출 모니터링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IMF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금 흐름이 여전히 불안정해 신흥국 통화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IMF는 “한국은 외환보유액과 거시건전성 정책이 견조한 편이지만, 외부 충격에 대비해 시장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 경기 개선과 금융 안정의 균형이 관건

정부는 경기 개선세를 유지하면서 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균형적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생산과 수출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환율 불안이 지속되면 실물경기 회복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이 늘며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대외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자본 유출 압력은 반복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 요약: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났지만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겹치며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여전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단기자금시장과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제기구는 신흥국 통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정책 여력을 주문하고 있다. 경기 개선과 금융 안정의 균형이 향후 정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스피#환율

관련 기사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 코스피 5,200 진입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 코스피 5,200 진입

국내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며 코스피 지수를 사상 처음으로 5,200선 위로 끌어올렸다. 미 연준의 금리 동결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와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맞물리며 한국 증시의 새로운 고점이 열리는 모습이다.

환율, 美 재무 '엔 개입 부인'에 1,428.0원으로 반등

환율, 美 재무 '엔 개입 부인'에 1,428.0원으로 반등

원/달러 환율은 2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미 외환 당국의 엔화 개입 부인 발언 등의 영향으로 소폭 반등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美 트럼프 발언에 코스피, 5,100 첫 돌파…삼전 '16만전자'

美 트럼프 발언에 코스피, 5,100 첫 돌파…삼전 '16만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화 발언 영향 등으로 한국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28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5,100선을 넘어섰고, 삼성전자는 ‘16만전자’를 달성하며 국내 증시의 상징적 전환점을 알렸다.

코스피 사상 첫 5000선 돌파…코스닥도 1000선 마감

코스피 사상 첫 5000선 돌파…코스닥도 1000선 마감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처음 5,000선을 넘어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5.26포인트(2.73%) 급등한 5,084.8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4천204조원을 기록, 4,000포인트 돌파 당시(3천326조원)보다 무려 850조원 이상 증가했다.

[금융진단] ] 관세 충격 속 코스닥 급등…차익실현·밸류 부담

[금융진단] ] 관세 충격 속 코스닥 급등…차익실현·밸류 부담

트럼프발 관세 쇼크에 자동차주가 흔들리고 있지만, 코스닥은 정책 기대감을 등에 업고 7%대 폭등하며 '천스닥'을 탈환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의 단기 과열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을 경고하는 한편, 실적 시즌을 맞아 시장의 무게중심이 다시 대형주로 이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