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ESG 인사이트] 민간 보육의 공공화, 지속가능 복지 실험

김영 기자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 민관 협력으로 사회(S) 가치 실현

편집자주: 본 기사는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전문 분석 시리즈의 일환입니다.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책임경영을 평가하는 국제적 기준으로, 이번 기사는 해당 관점에서 이슈의 의미를 짚습니다.

민간 보육시설이 공공복지 체계로 편입되며 ‘지속가능 복지’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제도와 맞물리며 ESG 관점의 새로운 복지 협력 구조로 주목받는다.

보육부문에서의 공공협력은 ESG ‘사회(S)’ 영역의 대표 실험으로,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복지 품질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메이플밸리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
▲ 메이플밸리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 [연합뉴스 제공]

◆ 민간 어린이집의 공공화, 협력 모델로 주목

보건복지부는 23일 부영그룹이 운영하는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 5개원을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신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공형 어린이집은 민간시설 중 일정 기준 이상의 보육 품질을 갖춘 곳에 운영비를 지원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제도다.

부영그룹은 전국 65개 어린이집 가운데 23개원을 공공형으로 전환했다. 기업이 민간 복지 기반을 제공하고 정부가 제도적 지원을 더하는 구조로, 복지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민관 협력형 모델로 꼽힌다.

임대료를 받지 않고 운영 중인 부영 어린이집은 면제된 비용을 행사비·교재비 등으로 재투입하며, 실질적 복지 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복지부는 “민관 협력을 통한 서비스 품질 제고가 지역 간 격차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OECD 2024년 사회복지정책 리뷰는 공공·민간 공동운영 복지모델이 서비스 접근성과 만족도를 함께 높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공공형 어린이집은 이러한 국제적 협력 모델의 구체적 실험으로 평가된다.

◆ 기업의 사회공헌이 제도와 맞물리는 구조

기업이 설립·운영하던 보육시설은 과거 복지 차원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정부 제도에 참여하며 공공정책의 일부로 작동하고 있다. 복지부는 ‘보육 품질 향상’과 ‘근로자 돌봄 접근성 확대’를 주요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참여형 복지시설의 보육 만족도는 공공 단독 운영보다 평균 8% 높게 나타났다. 기업의 경영자원과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결합된 구조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ESG 경영 확산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단순 기부나 복지공헌에서 제도 참여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근로자 자녀 돌봄, 지역 커뮤니티 케어 등은 기업이 사회(S) 영역에서 기여할 수 있는 대표 분야로 꼽힌다.

세계은행(World Bank) 2023년 사회정책 백서는 기업과 정부의 공동 복지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자본 축적을 강화한다고 평가했다.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는 그 대표적인 실행 사례다.

◆ 보육 품질과 노동환경, 지속가능성의 시험대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는 보육서비스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지만, 교직원 처우와 노동환경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2024년 ‘보육인력 실태 보고서’는 교직원 평균 근속기간이 3.2년에 불과하며, 인력 안정성이 서비스 품질과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내년부터 ‘보육 인력 근속 인센티브 제도’를 신설하고, 지역 간 임금 격차 해소방안을 검토 중이다.

복지 전문가들은 단순 시설 인증보다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장기 근속 유인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UNICEF 2023년 ‘Childcare and Decent Work’ 보고서 역시 보육노동의 질이 아동 발달 성과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ESG 관점에서도 사회(S) 부문의 지속가능성은 ‘사람 중심의 투자’로, 단기 성과보다 장기 구조 개선이 중요하다.

노동계에서는 교사들의 휴식권 보장과 근속 연계형 급여체계 구축을 병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복지의 질은 결국 사람의 안정성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다.

◆ ESG 관점의 평가…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ESG 평가기관들은 사회(S) 부문에서 ‘직접적 사회 기여도’와 ‘공공협력 효과’를 핵심 지표로 삼는다. 기업이 운영하는 보육시설이 지역사회 복지 기반으로 자리 잡으면, 단순 이미지 제고를 넘어 실질적 사회적 가치 창출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2024년 ESG 평가기준은 사회(S) 영역 점수를 ‘복지·고용 분야의 공공 협력 실적’으로 산정한다. 민간의 복지 참여가 제도화될수록 평가의 지속성이 강화된다는 의미다.

국제적으로는 영국의 ‘Sure Start Children’s Centres’가 공공-민간 복합운영 형태로 아동복지의 지역 기반을 넓히고 있다. 한국의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는 이와 유사한 방향에서 제도적 신뢰성을 높이는 시도다.

전문가들은 향후 과제로 ▲재정 투명성 확보 ▲인력 지속성 보장 ▲지역 간 품질 편차 완화 등을 꼽는다. ESG는 단순한 평가지표가 아니라 복지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언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 요약: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는 민간기업의 사회공헌이 공공제도와 결합해 복지의 공공성을 확장하는 흐름이다. 교직원 처우와 재정 투명성이 지속가능 복지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며, ESG 관점에서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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