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서울시, 무료 법률지원으로 스토킹 피해자 보호 강화

김영 기자

관계성 범죄 피해자 명예회복 위한 제도적 대응 강화

서울시가 스토킹·성범죄 피해자의 명예훼손과 개인정보 유출 등 2차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무료 법률지원단을 가동한다. 피해자 접근성 개선과 지방정부 중심의 종합 보호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서울특별시청
▲ 서울특별시청 [연합뉴스 제공]

◆ 스토킹 피해 급증, 서울시 대응체계 확대

15일 서울시는 관계성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스토킹·성범죄 명예훼손 대응 법률지원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2025년 1~8월 범죄통계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 건수는 7,23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피해자의 63%가 20~40대 여성으로, 반복적 접근과 디지털 스토킹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시비 예산으로 전문 변호사 30인을 위촉하고, 증거 채집부터 공판 참여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무료 법률서비스를 확대했다. 기존 지원이 단순 상담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명예훼손·허위사실 유포·개인정보 유출 등 2차 피해 사건까지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피해자를 돕다 피해를 본 가족이나 주변인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서울시 2025년 본예산안에 따르면 폭력피해자 보호 및 법률지원 관련 예산은 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시 관계자는 “법률적 공백이 피해자 회복을 지연시키지 않도록 지역 기반 지원 체계를 촘촘히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 법률에서 심리·주거까지…통합형 피해자 보호

서울시는 무료 법률지원 외에도 심리상담과 임시주거, 2차 가해 방지 교육 등 통합형 서비스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2024년 9월 발표한 ‘스토킹 피해자 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법률지원 접근성이 낮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상담기관과 연계해 피해자 신청 시 변호사 배정과 동시에 심리치료·주거 연계를 병행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번 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참여하며, 수사·재판 과정 전반에 변호사가 동행한다. 또 SNS 게시물 삭제와 개명·주민등록번호 변경 절차를 안내해,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실질적으로 돕는 지원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자체 간 협업을 통해 향후 전국 단위 지원 모델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법률·심리·주거를 한 창구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목표로 한다”며, 2026년까지 5개 자치구에 시범센터를 설치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 디지털 2차 피해 확산, 법제도 보완 시급

전문가들은 법률지원이 피해자 권리 회복의 첫걸음이지만, 제도적 대응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여성가족부와 법무부는 2024년 12월 공동으로 발표한 ‘스토킹 피해자 보호 강화 대책’에서 접근금지 명령 위반 시 실시간 전자감독 도입을 예고했다. 또 경찰청·법원의 정보공유시스템 개선을 통해 피해자 요청이 있을 경우 즉시 신변보호가 이뤄지도록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신상 유출·허위정보 확산은 형사처벌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법조계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 조항을 피해자 보호 중심으로 개정하고, 사이버 성폭력과 스토킹 범죄를 통합 관리하는 전담 수사체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시는 관련 법령 개정 시 조례 수준에서 연계조치를 신속히 마련할 방침이다.

◆ 해외 지방정부 모델, ‘통합 대응’의 시사점

국제기구도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OECD 2024년 ‘Gender Policy Report’는 “디지털 기반 성범죄 대응의 핵심은 지역 단위 피해자 보호체계 강화”라고 분석했다. 영국 런던시는 ‘One Safe Space’ 제도를 통해 피해자가 변호사·심리상담사·주거기관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도록 통합형 지원을 운영 중이다. 캐나다 토론토시는 스토킹 피해자의 법률·의료·주거 서비스 데이터를 연계해, 보호명령 집행률을 2년 만에 30% 높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해외 사례는 한국 지방정부에도 참고가 될 만하다. 서울시는 향후 OECD와 협력해 피해자 보호정책 국제 워크숍을 추진하며, 통합지원체계를 ‘국제 표준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정부의 선제적 역할이 중앙정부 정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예산 확보와 데이터 기반 제도평가 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 요약:
서울시의 무료 법률지원 확대는 관계성 범죄 피해자의 법적 접근성을 높이고, 지방정부 중심의 통합 보호모델을 구축하는 전환점이다. 다만 디지털 2차 피해 대응과 법적 집행력 강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으며, 국제 협력과 제도 보완을 통해 전국 단위 피해자 보호체계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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