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책 톺아보기] 5인 미만 사업장 근로법 위반 급증, 제도 공백 여전

김영 기자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영세사업장 보호장치 미흡

최근 5년 사이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위반 신고가 세 배 이상 늘었다. 고용노동부가 제도 보완과 단계적 적용을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노동 취약계층 보호는 현장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 전국 '무늬만 프리랜서' 제4차 집단 공동진정 기자회견 [연합뉴스 제공]

◆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반복되는 위반 현실

1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위반 신고 건수는 2019년 1천142건에서 2024년 3천152건으로 5년간 2.8배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접수된 건수만 2천400건을 넘어 이미 2022년 전체 수준을 웃돌았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해고’ 신고가 급증했지만, 현행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해당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대부분 별다른 조치 없이 종결됐다. 고용노동부가 2024년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은 부당해고 금지, 주52시간제, 연장근로 가산수당 등 핵심 보호 조항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와 함께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문제도 심각하다.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의 2023년 분석 결과, 전체의 12.5%가 실제로는 5명 이상 근무함에도 프리랜서나 외주 형태로 위장해 법 적용을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이 2023년 발표한 전국사업체조사에서도 비정규·사업소득자 고용 비중이 영세사업장일수록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정부의 단계적 대책과 현장 반응 엇갈려

정부는 2024년 하반기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와 모성보호 조항을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하고, 2027년에는 유급휴일·연차휴가 조항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9월 보도자료를 통해 “노동법의 공백을 단계적으로 메워 실질적 보호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민주노총은 “단계적 적용만으로는 위장 사업장이나 불법 외주 고용 문제를 막을 수 없다”며 법 개정과 상시 근로감독 확대를 촉구했다. 반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영세사업자에게 법 적용 확대는 인건비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조금·세제지원 병행을 요구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024년 6월 발표한 ‘영세사업장 근로조건 실태 보고서’에서 “단계적 확대와 함께 인건비 보전·감독인력 확충이 병행돼야 제도 정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 입법 논의의 정체와 OECD 국제 비교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부터 주요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10년 넘게 관련 개정 논의가 이어졌지만, 경영계 반발로 통과되지 못했다. 노동법학계는 “법 취지는 근로자 보호의 최소 기준을 정하는 것인 만큼 규모 기준을 유지할 합리적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한다.

OECD가 2023년 발표한 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 30개국 중 22개국이 10인 미만 사업장에도 동일한 노동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 2019년부터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연차휴가와 부당해고 금지 조항을 전면 적용했고, 독일·프랑스 역시 예외 없이 동일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적용 범위가 좁은 편에 속한다.

이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올해 하반기까지 관련 입법 검토를 마무리하고, 중소사업장 부담 완화를 위한 보조금 제도 도입을 병행할 계획이다.

◆ 감독 사각지대 해소 위한 현실적 과제

근로감독 인력 부족 역시 근본 문제로 꼽힌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인력현황에 따르면 근로감독관 1인당 담당 사업장은 평균 980곳에 달한다. 이로 인해 현장 점검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위반 적발 후 사후 관리도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위반 위험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신고 패턴과 고용형태를 분석, 점검 대상을 선제적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AI 예측보다 신고 접근성 개선과 지역노동센터 확대가 더 시급하다”며 “취약 근로자의 직접 신고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제도적 보호 확대와 감독 효율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감독 인력 보강과 함께 지역 단위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병행돼야 제도 공백이 줄어든다”고 제언했다.

☑️ 요약: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위반이 빠르게 늘며 노동법 사각지대 문제가 재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 확대와 AI 기반 감독체계를 추진하지만, 노동계는 실효성 부족을 지적한다. 법 개정과 사회적 합의, 인력 확충이 병행돼야 영세 근로자의 실질적 보호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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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톺아보기#근로기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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