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융진단] 정부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추진, 원화 국제화 속도

윤근일 기자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신설로 외국인 투자 확대 기대

정부가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원화 국제화 전략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26일 기획재정부는 뉴욕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계기로 외환시장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장은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 개선 효과와 함께 단기적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뉴욕증권거래소 방문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린 마틴 회장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남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린 마틴 회장, 이재명 대통령,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용범 정책실장. [연합뉴스 제공]

◆ 외환시장 개방과 제도 개편

정부는 26일 외환시장 거래 시간을 전면 확대해 24시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새벽 2시까지 운영돼 유럽 투자자까지만 대응할 수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미국 시장 시간대까지 포괄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외국인이 역외에서 원화를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역외 원화결제 기관’ 제도도 신설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략적 수순이기도 하다. 정부는 연내 종합 로드맵을 발표해 제도 개선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MSCI 헨리 페르난데즈 회장과의 면담에서 이러한 개선책을 설명하며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적극 홍보했다. 이는 한국 자본시장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환율 안정과 투기 자금 우려

거래 시간이 늘어나면 장외 투기적 거래로 인한 환율 급등락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환율 안정화 장치를 병행해 시장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단기 자금이 급격히 유입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지적한다. 특히 외국인 계좌를 통한 원화 운용이 확대되면 해외 투기 자금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위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다.

국내 금융권은 장기적으로는 원화의 신뢰도와 위상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초기 단계에서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중국·일본 사례가 던지는 시사점

중국은 홍콩을 중심으로 역외 위안화 시장을 키우며 점진적으로 국제화를 추진했다. 일본도 결제 허브를 다변화하면서 엔화의 신뢰도를 쌓았다. 두 나라 모두 제도적 장치와 위험 관리 체계를 병행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하지만 원화는 국제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이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무작정 개방을 확대하기보다 투명한 제도 설계와 안정적 관리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OECD 2024년 외환시장 보고서도 “시장 개방은 안정 장치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역시 국제 권고에 맞는 제도를 마련해야 원화의 국제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해설이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환 모니터링을 고도화하고 외환건전성 규제를 국제 기준에 맞게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준비가 부족하면 개방이 오히려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제도 정착 위한 과제와 전망

정부는 올해 안으로 법·제도 정비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외국 금융기관 참여 절차와 거래 인프라 개선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MSCI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종합 로드맵과도 연결된다.

그러나 환율 조작국 논란이나 외자 의존 심화는 여전히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 특히 외국인 계좌를 활용한 단기 자금 유입이 잦아지면 금융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환율 안정 장치를 통해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기적으로는 원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자 기반이 확대되면 한국 금융시장의 신뢰도 제고와 외환보유액 관리에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국제 기준에 맞춘 제도 보완과 금융당국의 철저한 위험 관리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기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IMF와 OECD 권고를 반영해 규제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금융권과 협력해 안정적 제도 정착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 요약:
정부가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기관 신설을 추진하며 원화 국제화 전략을 본격화했다. 시장은 환율 안정 효과와 글로벌 투자자 확대를 기대하지만, 단기적으로 투기 자금 유입과 변동성 확대 우려가 제기된다. 향후 국제 기준에 맞춘 제도 보완과 위험 관리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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