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책 톺아보기] 민생지원금 ‘쪼개기 신청’ 확산…제도 설계가 낳은 풍경

김영 기자

조건 까다롭고 시기 복잡…‘나눠서 신청’이 유리한 제도?

정부가 추진 중인 ‘2024년 민생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신청 방식을 둘러싼 혼란이 번지고 있다.

일부 국민들은 수급 조건을 맞추기 위해 ‘쪼개기 신청’을 선택하는 등 제도 설계의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

복잡한 지급 기준과 소득 구간, 신청 방식이 낳은 풍경이다.

민생지원금
▲ 민생지원금 신청서와 펜, ‘쪼개기 신청’ 문구가 적힌 종이 조각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이미지=ChatGPT 기반 AI 생성]

◆ 지급 시작 전부터 불신과 전략이 맞물리다

정부는 오는 7월 21일부터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민생지원금 지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세부 기준 고시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신청 방식에 대한 안내도 부족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11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쪼개기 전략’이 회자되고 있다. 소득기준 충족을 위해 세대 분리를 시도하거나, 배우자와 별도 신청을 택하는 식이다.

이는 과거 코로나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벌어졌던 방식으로, 반복되는 ‘선별 복지의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복잡한 기준과 정보 부족이 불신을 키운다

민생지원금은 소득, 재산, 가구원 수, 주소지 기준 등을 종합해 선별 지급되는 구조다.

하지만 실제 신청자 입장에서는 각종 기준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정확한 자격 판단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매번 기준이 달라지고 적용 방식이 일관되지 않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결국 ‘되는 데만 되는’ 정책이라는 불신이 확산되며, 정책 신뢰도가 함께 흔들리고 있다.

◆ 복지 설계가 ‘쪼개기’를 유도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국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제도의 설계 실패에서 비롯된 구조적 한계라고 지적한다.

복지 정책이 ‘가구 단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는 데다 기준이 전년도 소득·주소지 등에 따라 복잡하게 설정되다 보니, 오히려 국민이 우회적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일부 지자체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대 분리 요건을 강화하거나 주소지 이전 제한 등 행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 단순하고 명확한 설계가 ‘신뢰받는 복지’의 핵심

서울시 산하 정책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은 2023년 보고서 「복지정책 설계 혁신 방안」에서 “복지정책이 국민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수혜 기준의 명확성과 설계의 단순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지급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 신뢰도와 공정성, 접근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정책은 ‘제도에 맞춘 사람’을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맞춘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 요약

민생지원금 지급이 예고되자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 ‘쪼개기 신청’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복잡한 자격 기준과 선별 구조에서 비롯된 제도 설계의 허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선 기준의 단순성과 명확성, 국민 관점에서의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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