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노소영 전 비서, 2심서도 징역 5년…횡령액 21억 원 인정

김영 기자

법원 “개인 비자금 조성, 범행 기간·금액 모두 중대”

서울고등법원이 노소영 전 SK가(家) 비서의 횡령 혐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개인 비자금 조성 행위가 조직적인 자금 유용으로 판단됐다는 점에서 사법부의 엄정한 잣대를 확인한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소영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뉴스 제공]

◆ 항소심 재판부, 어떤 판단을 내렸나

3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박윤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노 전 비서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년간 회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전용해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금액이 크고 기간이 길다”며 “정상 참작 사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 전 비서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21억 원을 개인 계좌로 이체해 부동산 구입과 사적 경비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대부분의 금액을 횡령으로 인정했다.

◆ 변호인 측 주장과 법원의 반박

노 전 비서 측은 “일부 자금은 회장 비서실 운영비로 사용된 것으로, 개인적 이익 목적이 아니었다”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지출 내역이 투명하게 보고되지 않았고 회계 증빙도 불충분하다”고 반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과 마찬가지로 피고 측이 제출한 일부 자료를 ‘신빙성 부족’으로 배척하며 “피고인의 지위와 역할을 고려하면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 반복되는 비서진 횡령 사건, 제도적 허점은 없나

대검찰청 ‘2024년 범죄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업 내 횡령·배임 사건은 매년 1만 건 이상 발생했으며, 2023년 기준 전체 경제범죄 중 38%를 차지했다.

법조계에서는 “기업 경영진의 사적 자금 흐름이 비서실을 통해 이뤄지는 구조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통제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현식 교수)고 지적한다.

금융감독원도 2025년 초부터 상장사 비서실·총무부서 자금 집행내역에 대한 ‘특정 목적 점검제’를 도입해 반복적인 내부자 횡령을 방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 기업 내부통제 개선이 남은 과제

이번 판결은 단순 개인 비리 사건을 넘어 기업 내부 거버넌스의 투명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기업 내부통제 실태조사’에서 “자금집행 권한이 일부 간부나 비서실에 집중된 기업일수록 회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기업들이 비서실 중심의 자금 운용 관행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내부통제 강화가 단순 관리 차원이 아니라 ESG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요약:
 서울고법이 노소영 전 SK가 비서의 횡령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하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장기간의 비자금 조성과 대규모 횡령을 중대 범죄로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기업 비서실 중심의 자금집행 관행과 내부통제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향후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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