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대형마트 의무휴업 10년, 폐지검토에 소상공인 반발

음영태 기자

정부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폐지를 검토하는 가운데 소상공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형마트 업체들은 규제의 실효성이 없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지금 당장 규제를 없애면 골목상권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반대하는 것.

더욱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를 하려면 근거 법인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여소야대인 국회의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 의무휴업 폐지 추진에 소상공인 반발

정부가 온라인 투표에 따른 선정 계획 철회와 별개로 대형마트 영업제한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하자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대규모 점포와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며 "이 마지노선이 무너지면 지역경제의 중심인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이 위기에 직면할 것이고, 결국 유통질서와 상생발전은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한국체인스토어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만의 의견을 반영해 이 제도를 폐지하면 그로 인한 부정적 파급효과는 고스란히 지역 소상공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부적으로 전국상인연합회에 의뢰해 전통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에 관한 찬반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휴무일 폐지에 대해 거의 100%가 반대했다"면서 "코로나19로 전통시장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정부는 이런 문제를 국민투표 등에 부쳐 상인들을 불안하게 하거나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상생하는 길을 찾도록 중재하는 역할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도입 배경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난립하면서 2012년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 상당수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이 휴무일 없이 영업하면서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해에 대해 비판이 커졌다.

동시에 대형마트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되자 정부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한 것이다.

이에 더해 2013년에는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 등이 의무휴일을 매월 2회 지정하고 오전 영업시간까지 제한하도록 규제가 더욱 강화됐으며, 이 규제가 현재까지 10년간 이어져 왔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연합뉴스 제공]

▲의무휴업 10년, 폐지 주장나오는 이유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 규제가 정작 전통시장과 소상공업체의 실질적인 영업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소비자 불편만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의무휴업 폐지 방안이 거론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의무휴업 범위에서 온라인 배송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대통령실은 한발 더 나아가 의무휴업 폐지까지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에 부쳤다.

온라인 투표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안건이 57만7415표로 1위를 차지했다.

▲정부 의견수렴절차 착수

소상공인들은 의견수렴 없는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자 이에 정부는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국무조정실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규제심판회의를 열고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에 대한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들었다.

또 이날부터 18일까지 규제정보포털(www.better.go.kr)에서 토론을 진행해 대형마트 규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 개선과 관련해 "모두 원하는 방안을 도출할 때까지 충분히 듣고 또 듣겠다"고 밝혔다.

▲국회 논의 과정도 순탄치 않을 듯

향후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방침이 정해지더라도 국회 논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 등 이해 당사자의 이해를 구하고 다른 상생 방안 마련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소상공인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대형마트 의무휴일제 폐지는 힘들게 버텨온 소상공인을 기만하는 행위"라면서 "소상공인의 생사를 가르는 일에 대해 이렇게 무책임하게 국민 편 가르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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