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우크라 농업 피해 눈덩이…세계 식량위기 악화

함선영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의 빵 공장'으로 불릴 만큼 곡물 산출이 풍부했던 우크라이나의 농업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연쇄적으로 전 세계 식량 위기가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우크라이나의 키이우 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농지, 농기계, 가축 등의 피해액이 43억 달러(약 5조5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농업 피해의 절반은 지뢰와 포탄 잔해 등으로 인한 토양 오염과 수확하지 못한 작물이며 피해액의 4분의 1인 9억2600만 달러(약 1조2천억 원)는 농기계 파괴로 인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농업 생산 감소와 곡물 수출 차질로 전 세계 수천만 명이 기아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전쟁 발발 이후 경작지의 25% 가량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경작지 면적은 러시아 침공 전 남한 전체 면적의 약 3배에 해당하는 30만㎢에 달했다.

러시아 침공 이후 경작지 7만5천㎢가량을 못 쓰게 된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추산한다.

타라스 비소츠키 우크라이나 농업부 차관은 "옥수수 경작지의 경우 지난해 5만5000㎢에서 4만6000㎢로 감소했다"며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곡물 수출까지 타격을 입으며 농민들이 파종 곡물 종류를 바꿔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곡물 창고 등 주요 농업 기반 시설에 대해 폭격을 가해 대량의 식량을 소실시키고 항구를 봉쇄해 세계 곡물 시장에 대한 공급을 차단했다.

앞서 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상연설을 통해 자국 곡물 수출량의 절반 가까이가 묶여 세계 식량안보에 잠재적인 재앙이 되고 있다며 "우리의 밀, 옥수수, 식물성 기름과 다른 제품들을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은 불행히도, 수십 개 국가가 식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00만t의 곡물이 저장고에 있지만 국제시장에 제때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공급이 차질을 빚음에 따라 국제 곡물시장에서 가격이 폭등하고 곡물 수입에 의존하는 개도국의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EPA/연합뉴스 제공]

전선 지역과 점령지였던 농지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뢰로 인한 토양 오염과 작업하는 농민의 위험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지뢰 제거 비용으로 4억3600만 달러(약 5600억 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항구 해역에 설치된 기뢰가 곡물 수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흑해 항구 주변 해역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흑해 봉쇄를 풀어도 적어도 반년은 곡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뜻이다.

마르키얀 드미트라세비치 우크라이나 농업부 장관 보좌관은 흑해 항구 주변에는 수천 개의 기뢰가 떠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기뢰 문제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당국은 흑해에서 선박 운항 안전 문제를 확신할 수 없어 곡물 운송을 주저하고 있다.

드미트라세비치 보좌관은 현재 우크라이나가 한 달에 수출할 수 있는 곡물은 최대 200만t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 이전 우크라이나는 매달 평균 600만t의 곡물을 수출했다. 세계 4위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3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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