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민주당 '전대 룰' 놓고 계파 셈법 분주

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정식으로 출범하며 사실상 차기 민주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레이스가 시작됐다.

본격적인 당권 경쟁을 앞두고 물밑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레이스 초반 세대교체론이 화두로 떠오른 양상이다.

당내에서는 이광재 전 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이재명 상임고문과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이 모두 불출마하고 70∼80년대생 신진세력에 기회를 주자고 한 데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13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세 분은 문재인 정부 5년과 대선,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이 있다"며 "세대교체와 이미지 쇄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70년대생 의원으로 재편해야 당의 혁신과 쇄신이 가능하다"며 "민주당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위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은 2선으로 물러나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같은 주장에 동조하는 여론과 별개로 실제 세대교체가 이뤄질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이 상임고문은 물론 전·홍 의원 등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를 대표하는 당권주자들이 출마 의사를 접지 않는 이상 '97그룹'의 전면 등장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두 전대 출마 가능성을 닫지 않은 상황에서 각 계파는 벌써 당권을 쥐는 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룰 전쟁에 들어간 모습이다.

핵심은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이다.

민주당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의 비율로 가중치를 매긴다.

더불어민주당
[연합뉴스 제공]

지난 대선을 전후해 친명 성향의 당원들이 대거 입당한 점을 고려하면 투표 반영 비율이 가장 높았던 대의원 한 표의 비중이 더 커진 것이다.

대의원의 경우 현역 의원을 비롯한 지역위원장이 임명하는 만큼, 현재 구조는 당내 수적 우위를 점한 친문계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문 진영에서는 민심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과 함께 지속해서 대의원 투표 반영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당이 헌법상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당비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점을 생각하면 '당원 only 주의'는 틀렸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문계는 수십년 간 당을 지켜 온 대의원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으면 당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맞선다.

친문 핵심 전해철 의원은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투표 반영) 비중이 지나치게 편중된 부분은 조정 가능하다"면서도 "본질적인 변경은 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계파 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비대위와 전준위의 결정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애초 전대 룰 변경에 소극적이었던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당원 의사 반영률이 너무 낮다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며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준위원장에 위촉된 안규백 의원도 통화에서 "표의 등가성 문제는 시대적 흐름과 정신에 맞게 변화할 부분이 있으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의 근간인 대의원들의 권리를 인정하되 투표 반영 비율은 미세하게 조정하는 식의 절충안을 추진할 가능성은 열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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