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헌재의 신속한 심판으로 정치 불확실성 해소해야

헌법재판소 박한철소장이 1월 31일 퇴임하면서 헌재는 8인체제로 바뀌었다. 박소장은 어제 퇴임하면서 진행 중인 탄핵재판을 빨리 마무리하여줄 것을 당부하였다. 이런 당부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하나는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해야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3월 13일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여 7인이 심판할 때 제기될 수 있는 법적 타당성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적 타당성의 문제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차치하고서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가 지금 이 시점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헌재 관계자와 정치인은 물론 우리 국민들이 명확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학과 경제학의 기초이론에는 “정치안정이 경제안정과 성장의 기본조건이다”라는 명제가 나와 있다. 이것이 틀리지 않는 말이라는 것이 최근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현실에서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지난 31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의하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서비스업, 설비투자, 민간소비 등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져 있다. 그리고 이 보고서에서는 “ 정치적 불확실성의 증대는 경제심리위축 등을 통해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990년대 이후 장기간의 산업 및 고용활동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 친인척 비리, 탄핵소추안 심사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기간에는 1~2분기 경제지표가 위축되고, 그것이 회복되는 데는 10개월 내지 1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기간 동안에는 영세자영업자, 아르바이트종사자 등 취약계층의 많은 사람들이 생계불안에 빠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 박대통령 탄핵소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의 파급효과는 예년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와 가장 큰 거래를 하고 있는 무역상대국들과의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두텁게 쌓여지기 시작했고, 중국의 사드보복이 점차 확대되는 국면에 있으며, 일본과는 위안부문제 등으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여 있는 등 국제경제적 환경이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져 있는 형국에 처하여 있기 때문이다.

장기침체 국면에 허덕이고 있는 우리 경제는 올해 ‘4대 불확실성의 먹구름’을 뚫지 못하면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중국경기의 하방압박, 미국 금리인상,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네 가지의 불확실성이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이 중에서 우리 힘으로 직접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정치적 불확실성의 조속한 해소 한 가지뿐이다. 이것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밝은 미래는 결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탄핵심판에 임하는 박대통령측도 국가와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심판과정에서 교묘한 시간끌기로 국정공백의 장기화를 가져오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헌법재판소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