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불경기에도 펄펄 끓는 '사랑의 온도탑'…벌써 100도 돌파

광화문광장 사랑의 온도탑[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106·경기 110·인천 121도…목표 앞당겨 온정 '후끈'
"나 힘들면 이웃은 더 힘들겠죠"…익명 기부자 등 줄이어

 "내가 어려우면 다른 불우 이웃들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생각한 것 같습니다."

국정혼란과 경기침체,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으로 어느 해보다 어수선했던 지난 연말연시.

하지만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은 예년보다 오히려 더 뜨거웠다.

◇ '온정은 식지 않았다'…14개 시도 온도탑 이미 '100도'

25일 전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와 17개 시도지회는 올해 총 3천588억원의 불우이웃 돕기 성금 모금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21일 '희망 2017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달 31일 캠페인 마감을 6일 남겨둔 지난 24일 현재 3천598억원이 모금돼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100.3도를 기록 중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모금 목표액의 1%가 걷힐 때마다 1도씩 올라간다.

2016년 캠페인 당시 마지막 날 목표를 달성한 것에 비해 달성 시기가 1주일가량 앞당겨졌다.

17개 시도 중에는 같은 날까지 서울과 경기도, 대구, 충남 등 14개 시도가 올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410억5천만원을 목표로 한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온도탑은 106.7도(모금액 438억2천만원), 252억4천만원을 목표로 한 경기도 온도탑은 110.0도(277억5천만원)를 기록했다.

인천시는 무려 121.8도, 대구시는 117.8도, 충남도는 110.8도, 부산시는 110.5도, 대전시는 106.5도였다. 울산과 전북, 광주, 전남, 제주, 강원, 세종도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해보다 목표 달성 시기도 많이 빨라졌다. 경기도는 15일, 울산은 9일, 대구는 17일, 인천은 무려 23일, 전남은 8일이나 앞당겼다.

현재 100도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3개 시도도 올해 모금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현재 경남이 96.4도, 경북이 99.8도, 충북이 89.3도를 기록 중이다.

◇ 불황에도 기업체 기부↑…고사리손·익명 기부도 늘어

올 나눔 캠페인 시작 직후 성금 모금 실적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저조했다. 캠페인 기간 절반이 지나도록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50도를 크게 밑돌았다.

경기침체, 국정혼란,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에다가 경남, 울산, 경북 지역 등은 조선업계 불황과 태풍, 지진 등의 영향으로 기부 분위기가 크게 위축된 것 아니냐는 우울한 분석들이 나왔다.

하지만 캠페인이 중반을 넘기고 성탄절과 연말연시가 되면서 성금 기부자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초등학생들의 돼지저금통과 해장국집 할머니의 잔돈 기탁, 이어지는 고액 기부자들에다가 곳곳에서 이름없는 기부 천사들의 선행까지 끊이질 않았다.

경기침체에도 지역에 따라 기업체들의 성금 역시 크게 증가했다.

대구에서는 익명을 요구한 3대 가족 9명이 한꺼번에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 '키다리 아저씨'는 1억2천여만원을 내놓으면서 5년 연속 기부 릴레이를 펼쳤다.

제주에서는 한 시각장애인이 1년간 물품 구입 후 받은 거스름돈 20만여원을 모은 저금통을 모금회에 기탁했고, 한 특수학급 학생들도 50만원을 들고 모금회를 찾았다.

충남 논산에서는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할머니가 동전이 가득한 돼지저금통을 기탁하기도 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은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혼란스러울수록 내 주위의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려는 우리 국민의 따뜻한 마음이 올해 성금 증가의 주요 원인이 아닌가 보고 있다.

모금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각 지역 복지공동모금회가 더 열심히 캠페인을 홍보한 것과 함께 일부에서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투명 사회 구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면서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개인 등이 성금을 더 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국민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온도탑을 녹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북공동모금회 관계자도 "시국이 어지럽고 경제가 힘들다 보니 '나도 힘든데 소외계층들은 얼마나 힘들까'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어려울수록 돕고 살자는 마음이 사랑의 온도탑목표 달성에 기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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