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中-필리핀 형제선언에 급박해진 美

20일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왼쪽) 필리핀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 연합뉴스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준 견제구도를 뒤집고 형제관계를 선언했다. 양국은 경경제무역·투자·에너지·마약퇴치·금융·해양경비 등 13개 분야의 협력 문건에 합의하는 성의를 보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미국과의 '결별' 단언을 꺼낸 것. 미국은 두테르테 대통령 전임자인 배니그노 아키노 집권기에는 필리핀과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다툼으로 갈등을 겪으며 친미 중국견제 노선을 걸어온 만큼 가까웠던 만큼 현 상황에 당혹해하며 진의를 파악중이다.

동아태차관보 급파하며 당혹스런 모습 보여

미국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말,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필리핀 정부 인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동아태차관보를 급파한 데에는 예상보다 쏠린 필리핀의 친중행보가 이제는 미국과 등지는 것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진의파악에 나서고 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며 "다시는 미국의 간섭이나 미국과의 군사훈련은 없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으로부터의 분리' 발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그 발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그 결과는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커비 대변인은 비록 두테르테 대통령이 대미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으나, 70년 우방인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미국과 필리핀의 동맹관계가 여전히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남중국해 문제, 대화해결 합의한 중국-필리핀

시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영유권 분쟁중인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가기로 합의했다.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에서 명분을 챙긴 필리핀이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중국의 대화 요구에 응하기로 한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양 국민은 혈연관계가 가까운 형제"라고 강조한 시 주석은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공동의 기초"라며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잠시 미뤄두고 공동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양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은 위대한 국가이자 필리핀의 친구"라며 "양국 간 깊은 유대의 뿌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겨울이 가까워지는 시기에 베이징에 왔지만, 우리(양국) 관계는 봄날"이라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이외에도 양 정상은 필리핀 고속철사업에 중국이 투자하기로 했고, 필리핀은 중국에 농산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라몬 로페스 필리핀 통상산업부 장관은 정상회담 뒤 열린 비즈니스포럼에서 양국이 135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거래를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아시아 외교지형의 변화가 감지된다. 중국은 이번 기회에 반미 행보를 보여온 두테르테를 우군으로 끌어들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세력 확장에 속력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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