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롯데 집안 왕자들이 서로 아버지를 모시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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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가운데는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대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가운데는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대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가운데는 신동주 현 SDJ 코퍼레이션 대표 /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주, 신격호 집무실 10분 거리에 아지트 마련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은 지난 1일 'SDJ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사무실은 서울 종로구 청진동이며, 업종은 전자 생활제품 무역업 및 도소매업 등 유통사업이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집무실인 롯데 호텔까지 도보로 불과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위치에 있다. 아버지 곁을 지키기 위한 아지트인 셈이다.

롯데 그룹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국면은 아버지 옆자리를 차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소송 대비를 위해 부친 주변에 설치된 CCTV를 차단하고 직접 신 총괄회장을 챙긴다는 명목으로  롯데 그룹 측에 일정 보고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롯데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회사인 SDJ 코퍼레이션와 경영정보를 공유할 수 없으며, 이를 요구하는 것은 위법 행위"라며 민감히 반응하고 있다.

현재 신격호 총괄회장의 호텔 롯데 34층 집무실은 신동주·동빈 양측이 공동 관리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6일 오후 신동빈 회장에게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본인이 관리하겠다고 통보한 뒤 비서진과 경호원 등 인력을 배치했고, 이 과정에서 롯데 그룹에 34층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키를 달라 요청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롯데 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을 앞세워 갑자기 호텔 엘리베이터 키를 요청한 것은 신 전 부회장이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총괄회장의 신변이나 보안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라고 키 제공을 거부한 이유를 밝혔다.

신 전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 곁에서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의 중국 사업 실패를 아킬레스건삼아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전 부회장에 의하면 신동빈 회장은 중국 사업을 비롯한 한국 롯데의 실적을  신격호 총괄 회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뒤늦게 이를 알아차린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뺨을 때리는 등 격하게 화를 내며 롯데 그룹 직책에서 해임했으나, 신동빈 회장은 오히려 임시 이사회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해임 결정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는 불법 규정이라 선언하며 그를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한 뒤 허울뿐인 명예회장에 추대했다.

신동빈의 아킬레스건.. 중국 사업 적자의 진실은?

기업 경영성가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1년부터 4년 간 롯데그룹 주요 상장사인 롯데쇼핑ㆍ롯데제과ㆍ롯데칠성음료ㆍ롯데케미칼의 중국과 홍콩 법인들은 1조1,513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법인의 적자규모는 2011년 927억원, 2012년 2,508억원, 2013년 2,270억원, 지난해5,808억원으로 매년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 3,439억원 적자를 낸 롯데쇼핑 자회사인 홍콩 롯데쇼핑홀딩스의 적자폭이 커, 중국 현지에 진출한 마트 사업 부실이 해마다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에는 롯데백화점 5개점과 롯데마트 103개점이 들어가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장하는 중국 사업 손실액은 약 1조 원이다.

하지만 한국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의 2011~2014년 누적 영업적자는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1,600억원, 롯데그룹 전체는 3,200억원"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신격호 총괄회장 역시 중국 사업 투자방향과 규모에 대해 계속 보고를 받았으며, 중국에서 지난해 매출 11조 중 30%을 벌었을 정도로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와중에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4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光潤社·고준샤)의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대표이사직에 취임하고,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했다. 새로운 등기이사로는 20년 이상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로 일하며 보필한 일본인 이소베 테츠가 선임됐다.

이는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사장 등 일본쪽 라인을 확보했다고 생각한 신동빈 회장에겐 예상치 못한 타격이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로써 회계자료 요청이나 이사 및 경영진 배임 혐의에 대한 민형사상 고소 등 전방위 공세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모시는 이유... 효도하려는건 아닐테고

그러나 롯데 그룹 측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가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 돌아서면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28.1%)에 종업원지주 지분(27.8%)이 더해져 롯데홀딩스의 과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라며 일본롯데홀딩스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에 잠식될 가능성을 부정했으며, 종업원 지주회 역시 19일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종업원 지주회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을 보유한 중간 간부들로 구성된 일본 롯데홀딩스 제 2대 주주다.

이로써 롯데 가문 경영권 다툼은 그 향방을 예상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우선 신 전 부회장 측은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등 3건의 소송을 낸 상태이며, 이에 승소해 주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면 롯데 측에 구체적인 경영 자료를 요구해 신동빈 회장의 중국 투자 실패를 증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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