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KT&G 전 임원, 주식으로 바꿔 숨기면 모를 줄 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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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발전하는 기업의 횡령, 배임 기술에 비교하면 KT&G 전직 임원의 수법은 다소 투박했다. 담배 한 값당 커미션을 받아 주식으로 바꿔 재산을 불리는 심플한 방식이었던 거다. 하지만 검찰이 이를 추적해 적발기까진 8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이 뒷거래는 2007년 협력업체 S사가 KT&G에 납품하는 담배값의 인쇄 방식을 바꾸면서 시작됐다. 당시 S사는 수출용 '에쎄 스페셜 골드'에 'UV 전사' 인쇄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방식은 종전 '열접착' 방식에 비해 제조원가가 덜 들었지만, KT&G로부터 받는 납품단가도 함께 줄어든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S사 영업부장은 KT&G 제조기획부 과장이던 구씨를 찾아가 "인쇄방식 변경을 승인해주고 단가도 유지해주면 한 갑에 3원씩 주겠다"고 제안했다. 구씨는 인쇄창장이던 이씨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고, 이씨는 납품단가 인하폭을 최대한 줄이는 대신 구씨와 함께 '커미션'을 챙기기로 결정했다.

S사는 러시아·카자흐스탄·아르메니아 등지로 수출한 물량에 '3원'을 곱해 매달 뒷돈을 정산해줬다. 5년 동안 들인 뒷돈은 6억 원을 넘었다. 이 돈은 S사 영업부장과 구씨의 동생이 주식으로 바꿔 관리했다. 이씨는 퇴직을 앞둔 2012년 11월에는 현금을 요구해 이듬해 2월까지 900만 원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조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10년 7월에는 S사를 '협력업체'로 지정해줬다. KT&G는 협력업체에 납품단가뿐만 아니라 재료비와 노무비 등 제조원가와 일반 관리비, 이윤까지 보장해준다. S사는 인쇄물량도 지속적으로 늘리는 특혜를 받았다.

이 씨는 KT&G 부사장 까지 재직했으며, 2005년부턴 민간업체 B사를 별도로 운영했다. B사는 S사가 생산하는 담뱃갑 용지의 재단 업무를 맡았다. 검찰은 이씨가 갑의 지위를 이용해 S사에서 하청을 받으며 가욋돈을 번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 했으며, 함께 뒷돈을 받아 챙긴 구모 씨도 배임수재 혐의로, 협력업체 S사 대표 한 모 싸는 배임중재와 회삿돈 10여 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각각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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