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일반 해고, 선진국은 어떻게 하나?.. 기업 인사권과 고용안정성 모두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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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해고 가이드라인, 어떤 방향으로 구체화될까?

일반 해고가 행정지침(가이드라인)을 거쳐 법제화 될 전망이다. 현 근로기준법 (제23조 1항)은 해고 사유에 관련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징계 해고와 정리 해고만 가능한 상황이었던 거다.

하지만 특별한 징계 사유가 없는 저성과자는 존재했고, 기업에선 저성과자를 직위해제하거나 대기발령하는 등 사실상 업무에서 배재하는 변칙적 관행이 만연해졌다.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책상이나 비품을 주지 않거나 집단 따돌림을 하고, 심지어 석사 이상 학력을 보유한 전문 인력을 일용직 노동자처럼 부리는 사례가 보도된 적도 있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사례를 기업의 고유한 인사권으로 인정해 제재하지 않았다. 직무수행 능력이 떨어지거나 근무태도·근무성적이 불량한 노동자,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노동자가 직무를 계속하면 업무에 장애가 생기기 때문에 사용자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단 일반해고가 법제화되더라도 업무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남용해 근로자를 해고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례에서 일반해고가 효력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판례 요건은 다음과 같다. ▲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근거규정이 필요할 것 ▲ 공정한 평가기준이 존재할 것 ▲ 업무지원이 선행될 것 ▲ 평가고지 및 개선 지시, 개선 기회를 재공 할 것 ▲ 희망퇴직 등 자발적 사직 기회를 부여하고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저성과가 매우 현저할 것. 즉,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은 근로자가 만족할 만 한 근로환경에서 공정한 기준에 의해 평가받고, 결과가 저열하더라도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함을 전제 조건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해고에 대한 해외 선진국의 실정법은 국가마다 다르다. 미국의 경우 해고자유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고, 유럽은 해고시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도록 실정법에 규정해 두었다. 일본은 더 나아가 해고를 남용하는 경우 판례에 따라 규제하고 있다. 한국 실정법은 유럽 모델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 해고 모델은 고용계약 형태가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다. 독일은 해고제한법을 통해 해고 대상인 근로자를 임금을 낮추는 등 낮은 근로계약으로 다시 고용할 수 있게 하며, 네덜란드 페이즈 시스템은 고용기간이 길어질수록 고용보호 수준을 높이는 방법을 추구한다. 가령 신입사원은 해고당할 위험이 높은 반면, 근속 년수가 길어질수록 정규직에 가까운 대우를 받게 된다. 스페인은 1985년 비정규직 규제 완화로 고용안정성이 낮은 일자리가 양산되자 준정규직 제도를 도입했다. 정규직처럼 고용기한이 보장되지만 생산방식 변경이나 경영상황에 따라 해고요건이 다양한 고용 형태다.

이처럼 유럽형 해고 모델은 기업의 저능력자 해고 권한을 보장하면서도 근로자의 고용안정성이 열악하지 않도록 안전망을 마련하려 한다. 다만 일반해고 개념을 도입한 국가 대부분이 한국에 비해 실업 급여 수준 등 사회안전망 구축 수준이 높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고용안정성과 사회안전망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현실에서 선진국 제도를 그대로 벤치 마킹하는건 무리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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