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우방이 없어진 대한민국, 한반도 지형학 잊었나

편집부 기자

 

우방이 없어진 대한민국, 한반도 지형학 잊었나

'일본은 정서적으로도 멀지만, 이제 기본적 가치도 공유하지 않겠다고 한다.'
'미국 국무부 서열 3위의 최고위 공직자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 가까운 과거사 인식을 명백히 밝혔다.'
'북한에서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쏘아올리고,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준비하는 듯하다.'
'규모와 속도를 짐작하기 힘든 중국의 거침없는 굴기는 기회인지 위기인지 계산이 서지 않는다.'

어느 나라나 외교가 중요하지만, 우리나라가 자리한 땅 - 한반도는 생존과 번영을 위한 제 일의 통치능력으로 주변국의 정세를 읽고 이용할 수 있는 판단력과 실행력을 요구한다.빠르게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를 확보해 균형있는 태도를 취하여 실리와 명분을 얻는 것이 한반도의 지형학을 이해한 치세술이라고 할 수 있다.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대번영은 중국의 분열을 이용할 줄 아는 외교술에 바탕을 둔 것이고, 조선 인조의 대굴욕은 명과 청의 전환기를 모른 외교적 무감각때문이다. 심지어 전세계적 변화의 흐름을 놓치고, 임진왜란으로 국토가 초토화(焦土化)  된 기억도 잊은 채 일본에서 일어나는 침략의 움직임에 무지하여 한반도에 주권국 자체가 없어지는 망국의 설움도 이 땅에 있었다.

일본의 과거사 발언에 발끈하고, 미국이 우리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순진한 외교술로 핵미사일의 위협이 도사리는 이 한반도의 절반땅덩어리를 어떻게 지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이렇게 우방이 없어진 시대를 살아가며, 이토록 위기감이 없는 시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웬디셔먼 미국 국무부 차관은 과거 햇볕정책의 지지자로 한반도 정세 전문가인데, 그녀마저 일본의 입맛에 맞는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것은 한국의 대미외교 실패를 선언한 것이다. 일본의 정신나간 정치가들의 반인륜적 전쟁향수가 문제의 원인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반일감정과 일본의 혐한 정서는 위험수위를 한참 넘어서 있고, 양국 정상은 마주앉아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도 일본도 우리편같지 않은 상황인데, 중국이나 러시아를 우방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아니면 우리를 향해 폭탄을 만드는 집단이 통일을 전제로 한 우방인가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는 외교의 세계에서, 우방이라고 해도 칼끝을 감추고 적이라도 웃음으로 대하며 실리와 명분의 줄타기를 해야 한다. 때로는 달래기도 하고 때로는 강성발언을 하며 가까운듯 먼 관계를 우리의 지위와 안전, 그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한반도 외교감각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반미, 반일, 반중, 반공을 실현중이다. 친미, 친일, 친중, 친북은 긍정적 의미보다 부정적 느낌이 강하다. 주변국과 화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국가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현재는 주변 모든 국가와 날 선 관계를 유지하는 대한민국 건국이래 최악의 외교사망 현장이다.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큰소리를 치거나 아무 노림수 없는 도발적 독도방문을 감행하는 호기가 초래한 현실에서 확인하듯 외교적 무감각을 가진 지도자는 존재 자체로 대한민국의 존망을 뒤흔드는 위협이다.

주변국과는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밖에 없다. 과거사 인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나라나 서로 자기 이익을 유지하려고 하고 손해보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란은 강동 6주를 내놨고, 일본도 고노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내놨고, 북한도 개성을 공단터로 내놨고, 미국도 한국전쟁을 위해 군대를 내놨다. 외교능력이 없이 끌려만다니는 현재의 모습을 당연하게 봐서는 안된다. 의전으로는 따를 자가 없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외교감각을 가졌는가고 묻는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외교에 있어서는 없는 능력이라도 내놔야 한다. 한반도는 생사를 걸고 외교를 해야 하는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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