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수소연료차 아직도 너무 비싸 '그림의 떡'

현대차[005380]가 2일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FCEV)의 판매 가격을 기존의 1억5천만원에서 8천500만원으로 대폭 낮추기로 함에 따라 FCE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FCEV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만드는 전기로 모터를 돌려 달리는 친환경차다. 주행 중에는 이산화탄소나 배기가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고 물만 배출된다.

특히 투싼ix FCEV는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100kW의 연료전지 스택과 100kW의 구동 모터, 24kW의 고전압 배터리, 700기압(bar)의 수소저장 탱크를 탑재했고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시동이 가능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160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12.5초로 내연기관 자동차에 견줄 수 있는 가속과 동력 성능을 갖췄다.

한번 수소를 충전할 경우 주행가능 거리는 415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가 FCEV의 가격을 내린 것은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가격 경쟁력을 높여 국내 수소연료전지차의 대중화를 확산하려는 조치다.

환경부는 지난해까지 지방자치단체가 FCEV를 구입할 경우 6천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이번에 현대차가 가격 인하를 결정함에 따라 정부의 보조금 지급 규모도 이에 맞춰 2천750만원선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정부의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더라도 차 값이 크게 내리면서 지자체는 5천750만원선에서 차를 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은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어 온전히 8천500만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벽이 높다.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현재 수소차 충전소는 서울 양재동과 서울시 상암동, 경기도 용인 등 전국의 11곳에만 설치돼 있다. 2025년까지 200개 설치가 목표지만 지금과 같은 수준에서는 수소차를 사더라도 충전소를 찾아 전국을 헤맬 수밖에 없다.

수소를 한번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이며, 충전 비용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2만∼3만원 수준이다.

자 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반인도 수소차를 구입할 수 있지만,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데다, 충전소도 충분하지 않아 국내에서 당장 일반인이 수소연료전지차를 운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투싼ix FCEV의 국내 판매량은 광주시 5대를 포함해 10여대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지원 제도와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보조금 제도를 마련해 대당 200만∼300만 엔의 보조금(지방 정부 별도)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 관공서의 공용차로 수소연료전지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수소 충전소도 올해 100기에서 2025년까지 1천기, 2030년까지는 3천기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1곳당 5억엔이 들어가는 충전소 설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2억8천만엔까지 보조금을 지원하며 2010년부터 입지와 안전, 운영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하고 있다.

지 난해 12월 중순 약 670만 엔(약 6천217만원)에 출시된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4인승 세단)가 출시 한달 만에 애초 판매 목표(400대)의 4배에 육박하는 1천500대가 계약된 것도 경쟁력있는 가격뿐만 아니라 수소 인프라가 뒷받침됐기때문에 가능했다.

일본뿐만 아니라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높은 덴마크의 경우는 올해 말까지 코펜하겐 등 인구밀집도가 높은 대도시를 기점으로 반경 150㎞마다 1기씩 수소 충전소를 구축하는 등 수소차 확산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소연료전지차 대중화의 어려움에도 앞으로 자동차 업계가 나아갈 방향이 수소연료전지차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석유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탑재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당장은 친환경차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미래 석유자원이 고갈되면 이 역시 인기가 시들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기차 역시 충전시간이 긴데다 항속거리가 짧아 앞으로 도심에서만 사용되는 '씨티카' 수준으로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자 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소는 에너지 효율이 높고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궁극의 친환경·미래 에너지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국가들이 에너지 안보와 친환경,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수송용 연료전지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앞다퉈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있어야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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