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국 자본시장 흔들린다…외인 보름새 2조원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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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이 빠른 속도로 이탈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유로존 경기침체와 글로벌 달러화 강세 속에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이 더해지면서 이달 들어서만 2조원 가까운 돈이 국내를 떠났다.

환율은 불안하게 움직이며 뚜렷한 방향성을 상실한 상태다.

정부는 외국인 자금이탈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중장기 시계에서 외국인 자금을 유인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3종세트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주식시장의 불을 지피기 위한 활성화 대책도 이달말 내놓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5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측면이 있다"며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면밀하게 자금흐름을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름새 외국인자금 2조원 이탈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14일까지 1조9천1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85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자 차익실현 유인이 커져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6개월만에 순유출로 전환했고 이후 계속해서 빠져나간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5일까지만 해도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6천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상황이 반전했다. 이로인해 코스피지수는 한달새 5% 넘게 급락했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채권시장에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채권 투자잔고는 작년 말 94조7천억원에서 지난 10일 현재 96조7천억원으로 2조원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외국인의 국내채권 투자는 해외 중앙은행과 글로벌 펀드 자금을 중심으로 5천억원이 순유입됐다.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대두하면서 매수세는 다소 둔화한 상태다. 금리인하시 채권투자 수요도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 자금의 유출 원인은 복합적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내년 정책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이 선반영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외부로부터 발생한 충격 때문"이라며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돈을 회수해 가기 쉬워 국내 주식시장은 다른 이머징 국가 주식시장에 비해 변동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펀더멘털의 문제를 제기한다.

송민규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대외적인 경제 불안정성과 대내적으로 경제활성화 정책이 아직 효과를 발휘하지 하고 있다"며 "외국인 비중이 큰 삼성전자[005930] 등 대형주의 수익성이 떨어진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 역시 "대외 불안요인을 극복할만한 빠른 경제회복, 기업 수익 개선 등 호재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지금 한국경제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 경제전문가 "기관투자가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경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인위적 부양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시장의 자생력과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를 대비해 기업지배 구조를 효율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은 "주식시장의 인위적 부양은 한계가 있다"면서 "투자 기반 확대 등 시장의 자생력과 효율성을 높여주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끌고 가는 게 장기적으로 유용하다"고 말했다.

황 실장은 "이런 측면에서 기업지배구조를 효율적으로 바꾸는 정책이 지금 당장 효과는 없지만 5년, 10년 후에 효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퇴직연금, 기관투자가들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채권시장에 대해 "주식시장보다 안정적이어서 정책 변경은 시기상조로 볼 수 있다"면서도 "상황이 지금보다 좋지 않다면 최 부총리가 언급한 거시건전성 3종 세트 완화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실장은 지금은 거시건전성 3종 세트 완화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상조 한성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도 "외국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상법 개정안"이라며 "상법 개정안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인데,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개정안이나 수정안을 국회에 상정해 논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KB금융이나 우리은행 등 금융 부문의 몇 가지 중요한 사건에서 다른 모습이 나타나야 (외국인의) 실망감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민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정책으로 주가를 지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그럴게 할 정책 수단도 별로 없다"면서 "인위적 조정은 시장의 가격조정 기능을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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