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펀드운용사 실적 눈속임 어려워진다

자산운용사들이 성과가 좋은 한두 개 펀드로 전체 운용 실적을 과대포장해온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자산 약 230조원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올해부터 위탁운용사를 평가할 때 일명 '깁스'로 불리는 '국제투자성과기준'(GIPS, Global Investment Performance Standard)을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운용사들이 선진 평가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깁스가 도입되면 일반 투자자들도 운용사들의 운용 능력을 쉽고 정확하게 비교해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위탁운용사 선정과 반기 정기평가 때 깁스를 도입한 운용사에 가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하나UBS자산운용은 업계 처음으로 인증기관인 한영회계법인의 인증을 거쳐 깁스를 처음 도입했다고 23일 밝혔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늦어도 이달 내에 깁스 도입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우리CS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은 올해 6월 말까지 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한국투신운용은 올해 9월, 삼성투신운용, 푸르덴셜자산운용, 신영투신운용은 연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깁스는 미국투자관리연구협회(AIMR)가 펀드 운용 성과의 공정한 측정과 공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해, 현재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캘퍼스)을 비롯한 전 세계 31개국 이상의 투자기관들이 채택하는 등 운용사들의 운용 성과를 평가하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활용된다.

깁스는 운용 전략이 동일한 펀드들을 하나로 묶어 평균적인 성과를 공시하기 때문에, 실적이 우수한 한두 개 펀드로 전체 운용 성과를 과대 포장하던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투자자들은 운용사들의 펀드 유형별 운용 능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운용사 선택에 유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깁스 도입이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를 중심으로 정착되면서 점차 국내 자산운용 업계의 보편적인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앞으로 깁스의 정착과 함께 운용사의 운용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쉽고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환경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국내 펀드산업의 대외 공신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깁스의 조기 정착을 위해 도입 계획을 제출할 때 1점, 깁스에 따른 운용성과 제출 시 추가로 1점을 주되, 2011년까지 도입을 완료해야만 가점을 인정키로 했다.

국민연금은 작년 10월부터 운용사들로부터 깁스 도입 추진 계획을 받고 있는데, 30여개 운용사 중 대부분이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특히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중 순수주식형 1그룹에 속하는 곳은 늦어도 오는 6월 말까지 깁스에 따른 운용 성과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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